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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교도소 마약왕" 박왕열 구속… "증거인멸·도주 우려" 영장 발부

이수민 기자 | 입력 26-03-28 06:49



필리핀 현지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로 국내 마약 유통을 지휘한 혐의를 받는 박왕열이 27일 구속됐다. 의정부지법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박 씨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증거인멸과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씨는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을 지켰다. 필리핀 교도소 내 필로폰 투약 여부나 마약 공급처, 밀반입 직접 지시 여부를 묻는 질문이 쏟아졌으나 박 씨는 답변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앞서 박 씨는 지난 25일 국내로 임시 인도돼 경기북부경찰청에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아왔다.
경찰 조사 결과 박 씨를 중심으로 한 마약 유통 조직의 규모는 이미 확인된 인원만 236명에 달한다. 현재까지 검거된 공범은 판매책 29명, 공급책 10명, 밀반입책 2명, 자금관리책 1명 등 총 42명이며, 단순 매수자 194명이 포함됐다. 이 중 42명은 이미 구속된 상태다. 이들은 소화전이나 우편함 등에 마약을 숨기고 위치를 전송하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사용해 전국적으로 마약을 퍼뜨렸다.

박 씨가 유통한 것으로 파악된 마약 규모는 시가 30억 원 상당에 이른다. 필로폰 약 4.9kg을 비롯해 엑스터시 4500여 정, 케타민 2kg, LSD 19정 등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는 국내 인도 후 단 하루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확인된 수치로, 경찰은 박 씨의 여죄와 숨겨진 유통망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장 취재 과정에서 확인된 박 씨의 신체 상태와 검사 결과도 쟁점이다. 박 씨는 국내 인도 직후 실시한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으며, 경찰 조사에서 투약 사실을 시인했다. 통상 간이시약 검사가 5일 이내의 투약 여부를 판별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필리핀 교도소 내부에서 마약을 투약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씨는 과거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이른바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으로 현지에서 장기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그러나 수감 중에도 텔레그램 등 SNS를 이용해 국내 마약 시장을 장악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번 임시 인도가 성사됐다.

경찰은 신병이 확보된 박 씨를 상대로 마약류 밀반입 경로와 자금 흐름을 정밀 추적할 방침이다. 특히 필리핀 교도소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어떻게 외부와 소통하며 대규모 조직을 관리할 수 있었는지가 향후 수사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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