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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수감 중 마약 밀수 주도 '마약왕' 박왕열 구속기소

강동욱 기자 | 입력 26-04-22 11:52



수원지방검찰청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이하 합수본)는 22일 텔레그램을 통해 국내에 대규모 마약을 유통한 혐의를 받는 박왕열을 구속기소했다. 필리핀 현지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에서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국내 마약 시장을 장악해온 박 씨는 지난달 국내로 임시 인도된 후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

박 씨는 2019년 11월부터 텔레그램 닉네임 '전세계'라는 계정으로 마약 판매 채널을 개설하고 2025년까지 필리핀,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서 필로폰 등 마약류를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는다. 합수본은 박 씨가 2024년 6월 친척과 공모해 필로폰 약 1.5kg을 수입하는 등 총 5kg에 달하는 필로폰과 엑스터시, 케타민 등을 국내에 유통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번 기소는 '대한민국과 필리핀공화국간의 범죄인인도조약'에 따른 임시 인도 승인 범위 내 범죄사실을 대상으로 한 1차 조치다. 합수본은 박 씨의 여죄를 규명하기 위해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필리핀 현지에 수사팀 9명을 급파해 공범 5명을 조사하고 범행에 사용된 휴대전화 등 핵심 증거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를 통해 기존에 드러나지 않았던 밀수 예비 범행 등을 추가로 밝혀냈으며, 법무부를 통해 추가 기소를 위한 필리핀 정부의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조사 결과 박 씨는 필리핀 교도소 내에서도 자유롭게 외부와 연락하며 국내 판매책, 계좌 관리책 등 15명 규모의 범죄 조직을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마약 대금을 가상자산으로 거래했으며, 확인된 범죄 수익만 65억 원에 달한다. 합수본은 금융정보분석원(FIU) 및 국정원과 공조해 이들이 은닉한 가상자산을 추적·동결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박 씨는 앞서 2016년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이른바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의 주범으로 현지 법원에서 징역 60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그는 두 차례의 탈옥 끝에 붙잡힌 뒤 수감 시설 안에서 오히려 마약 유통을 본격화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합수본은 박 씨의 조카인 '흰수염고래' 등 해외에 체류하며 마약류를 공급해온 유통 조직 총책들에 대해서도 인터폴 적색 수배를 내리고 송환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또한 박 씨가 필리핀으로 재압송되기 전 국내에서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영구 인도를 위해 살인 사건 재수사 검토 등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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