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고액의 임금을 상습적으로 체불한 사업주 187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298명에 대해 신용제재를 단행했다. 이번 조치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첫 사례로, 명단에 오른 사업주들은 형사처벌 강화와 출국금지 등 한층 강력한 법적·경제적 불이익을 받게 된다.
2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명단 공개 대상은 최근 3년 이내 체불로 2회 이상 유죄가 확정되고, 1년 이내 체불액이 3000만 원 이상인 고액·상습 체불 사업주다. 이들의 이름, 나이, 상호, 주소 및 최근 3년간의 체불액 등은 2029년 4월 26일까지 3년간 고용노동부 누리집에 게시된다. 신용제재는 체불액이 2000만 원 이상인 사업주를 대상으로 하며, 이 정보는 한국신용정보원에 제공되어 최대 7년간 금융거래 제한을 받게 된다.
실제 적발 사례를 보면 체불 행태가 고질적이고 악의적인 경우가 많았다. 충남 천안에서 건설업을 운영한 A씨는 노동자 88명의 임금 약 2억 10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아 4차례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이 중에는 징역 2년의 실형도 포함됐다. 전국을 무대로 공사를 진행한 B씨 역시 24명에게 1억 1000만 원을 체불해 징역 1년형을 선고받는 등 죄질이 무거운 사업주들이 이번 공개 명단에 포함됐다.
이번 조치부터 적용되는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라 상습 체불 사업주에 대한 압박 수위는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다. 명단 공개 기간 중 다시 임금을 체불할 경우, 피해 노동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더라도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 예외 규정이 적용된다. 또한 고액 체불이 반복될 경우 출국금지 대상에 포함되어 신체의 자유도 제한받게 된다.
정부 차원의 행정적 불이익도 뒤따른다. 명단 공개 사업주는 각종 정부 지원금 수령이 제한되며, 국가기관이 발주하는 계약 입찰에서도 배제된다. 아울러 공공기관 구인 사이트 이용 제한 등 사실상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 불가능하도록 차단막을 쳤다는 것이 노동당국의 설명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임금체불은 노동자와 그 가족의 생계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명단 공개와 신용제재를 통해 상습 체불 사업주들이 사회적으로 퇴출당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임금체불 관행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강경 대응에도 불구하고 건설업 등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임금체불 규모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강화된 제재 수단이 실제 현장에서 체불 임금 환수와 예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실효성 있는 사후 관리 여부에 노동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