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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8개월 추적 끝에 부패 밝혀낸 경찰…경찰청 특별성과 1,500만 원 수여

이수민 기자 | 입력 26-05-14 10:22



경찰청이 재개발 조합장 뇌물수수 사건과 불법사금융, 피싱 피해금 환수, 사회적 참사 2차 가해 수사 등에서 성과를 낸 경찰관들에게 특별성과 포상금을 지급한다. 장기간 수사와 피해 회복, 범죄수익 환수 등 국민 체감도가 높은 사건을 중심으로 포상 대상이 선정됐다.

경찰청은 지난 8일 제4회 특별성과 포상금 심의위원회를 열고 총 14건의 우수 성과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포상 규모는 총 1억7700만 원이다. 특별성과 포상금은 기존 정기 포상과 별도로, 현장에서 뛰어난 수사 성과를 낸 경찰관을 발굴해 보상하는 제도다.

가장 큰 포상 대상에는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수사팀이 이름을 올렸다. 황기섭 팀장 등 4명은 조합원 3000여 명이 관련된 대규모 재개발 구역의 조합장 뇌물수수 사건을 1년 8개월 동안 추적해 수사를 마무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해당 수사팀에는 1500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이 사건은 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복잡한 이해관계와 방대한 자료가 얽혀 있었다. 수사팀은 조합 운영 과정에서 제기된 금품 수수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관련 계좌와 계약 자료, 관계자 진술을 장기간 분석했다. 조합원 수가 많은 사업장인 만큼 수사 과정에서는 민원과 항의도 이어졌지만, 경찰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과정을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좁혀갔다.

현장 수사는 단기간에 끝나기 어려운 구조였다. 수사팀은 재개발 사업의 절차와 회계 흐름을 하나씩 대조했고, 관계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대목은 자료 분석으로 보완했다. 수사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들은 경찰서를 찾아와 사건 진행 상황을 물었고, 수사팀은 반복된 민원 속에서도 기록 검토를 이어갔다.

사회적 참사 관련 허위 정보와 2차 가해 수사도 포상 대상에 포함됐다. 경찰청 소속 임정현 경감 등 6명은 세월호·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허위 정보 유포 및 피해자·유족 대상 2차 가해 사건을 수사해 피의자들을 검거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수사팀에는 1700만 원의 포상금이 배정됐다.

이 분야 수사는 온라인 공간에서 반복되는 허위 게시물과 조롱성 표현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회적 참사 이후 피해자와 유족을 향한 2차 가해는 단순한 표현 문제를 넘어 명예훼손, 모욕,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형사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찰은 게시물 작성자와 유포 경로를 확인하며 수사를 진행했다.

불법사금융 대응 분야에서는 경기남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 정병철 경감 등 5명이 선정됐다. 이들은 카카오톡과 온라인 대출 광고 등을 이용해 피해자 2044명에게 고리 이자를 받아낸 불법 대부업 조직을 적발했다. 경찰은 총책 등 15명을 검거하고 범죄수익금 22억5000만 원에 대해 추징보전 조치를 했다.

해당 사건에서 확인된 최고 이자율은 연 5735%에 달했다. 피해자들은 급전이 필요한 상황에서 불법 대출 조직의 광고를 접했고, 이후 원금보다 훨씬 큰 이자를 요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대출 상담과 송금 내역, 조직원 간 연락망을 분석해 범행 구조를 확인했다.

피싱 피해금 환수 사례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강원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 유덕상 경감 등 4명은 중국 당국과 공조해 피싱 피해금 1억8400만 원을 전액 회복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해외에 있는 피해금을 국내 수사기관이 실제로 돌려받은 사례라는 점에서 포상 대상에 포함됐다.

피싱 사건은 범인을 검거하더라도 피해금 회수가 쉽지 않다. 자금이 여러 계좌를 거쳐 해외로 빠져나가면 추적과 환수 절차가 길어진다. 이번 수사팀은 중국 법원의 판결문 확보 등 절차를 거쳐 피해금 회복까지 이끌어냈다. 단순 검거를 넘어 피해 회복을 수사 성과로 평가한 대목이다.

보복대행업체 수사 분야에서는 서울 양천경찰서 강력팀이 포상 대상이 됐다. 수사팀은 조직원을 배달대행업체에 위장 취업시켜 개인정보를 빼낸 뒤 현관 오물 테러 등 보복 대행 범행을 저지른 조직을 적발했다. 이 사건은 개인정보 유출과 사적 보복, 조직적 범죄가 결합된 형태로 수사가 진행됐다.

경찰청은 이번 포상이 성과 중심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특별한 성과를 낸 공무원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포상해 현장 경찰의 자긍심을 높이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경찰청은 내부 게시판을 통해 소속 공무원이 특별성과 포상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이번 포상 대상은 단순 검거 실적에만 맞춰지지 않았다. 장기간 부패 구조를 추적한 사건, 피해금을 실제로 돌려받은 사건, 온라인 2차 가해를 형사 절차로 연결한 사건이 함께 포함됐다. 범죄 대응의 기준이 검거 인원에서 피해 회복과 재발 차단으로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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