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원내대표는 결코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 다수당 원내대표라면 의회 운영의 중심에서 협상하고, 정책을 조율하며, 소속 의원들을 대표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만큼 책임도 막중하다.
그러나 정치적 영향력이 크다는 사실이 곧 절대적인 권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공직자는 법 앞에 평등하며, 주민의 선택으로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일 뿐이다. 원내대표 역시 예외가 아니다. 법을 초월할 수도 없고, 언론의 비판을 막을 수도 없으며, 시민의 문제 제기를 권력으로 누를 수도 없다.
오히려 원내대표가 될수록 더욱 낮은 자세가 요구된다. 작은 민원에도 귀를 기울이고, 비판을 감수하며, 논란이 발생하면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책임지는 모습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공직자의 품격은 권한의 크기가 아니라 책임을 대하는 태도에서 드러난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선거를 통해 언제든 주민의 평가를 받는다. 오늘의 권한은 내일의 심판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 지방의회가 주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권력을 과시하는 정치가 아니라 봉사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원내대표라는 직함은 특권이 아니라 무거운 책임의 이름이다. 주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이 아니라 주민을 위해 봉사하는 리더십일 때 비로소 그 권위는 존중받을 수 있다.
민주주의는 직함이 아니라 책임으로 완성된다. 권력은 국민과 주민으로부터 잠시 위임받은 것이며, 그 권력은 언제나 법과 원칙, 그리고 시민의 감시 속에서 행사되어야 한다. 이것이 지방자치가 존재하는 이유이며, 공직자가 끝까지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이다.
이명기 논설위원(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