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가 범죄 혐의를 직접 수사하거나 경찰 송치 사건의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보완하는 권한이 오는 10월 2일 폐지된다.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70여 년 동안 이어진 수사·기소 결합 구조가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에 맞춰 분리된다.
국회는 지난달 31일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재석 의원 178명 가운데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했다. 전날 법안 상정 직후 필리버스터에 들어갔던 국민의힘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개정안은 "검사는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한다"고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196조의 검사 수사 조항을 삭제했다. 검사는 공소 제기와 유지, 영장 청구 여부 판단에 필요한 경우에도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게 된다.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검사에게 남는 수단은 보완수사 요구권이다. 요구를 받은 경찰은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치고 결과를 검사에게 통보해야 한다. 기간 내 수사를 끝내기 어려운 경우 한 차례에 한해 최대 1개월 연장할 수 있다. 검사가 경찰 수사를 직접 대신하는 구조에서 보완수사를 요구하고 결과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것이다.
다만 새 수사체계를 단순히 경찰 중심으로만 규정하기는 어렵다. 일반 범죄는 경찰이 맡고 중대범죄는 오는 10월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이 담당한다. 공소청 검사는 수사기관이 넘긴 사건을 심사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 공소를 유지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비롯한 특별수사기관의 권한도 별도로 유지된다.
피해자의 불복 절차도 확대됐다.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는 불송치 결정을 내렸을 때 고소인과 피해자뿐 아니라 고발인도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이의신청에 필요한 사건기록의 열람·등사 권한도 함께 부여된다. 수사 과정에서 생산된 자료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기록하도록 했다.
법원이 공소를 기각할 수 있는 사유도 추가됐다. 중대한 위법 수사를 토대로 공소가 제기됐거나 검사가 소추 재량권을 현저하게 벗어나 기소한 경우 법원이 본안 판단 없이 재판 절차를 끝낼 수 있도록 했다. 위법한 수사와 기소를 통제해야 한다는 취지지만, 공소기각 기준이 구체적이지 않아 법원의 판단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질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에 집중됐던 권한을 분산하고 수사와 기소의 상호 견제 구조를 확립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은 검사에게서 보완수사권까지 없애면 경찰의 부실수사와 사건 적체를 제어하기 어렵다며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요구했다.
법안이 시행되는 10월 2일부터 검찰청은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업무를 시작한다. 수사를 경찰과 중수청이 맡고 공소청이 기소를 담당하는 체계가 실제 사건 처리 속도와 피해자 구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시행 과정에서 검증해야 할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
박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