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장관에 임명될 경우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용 후보자는 관련 입장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밝히겠다고 했다.
용 후보자는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제기된 의원직 사퇴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취재진이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자 용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라는 것이 단순하게 혼자 이야기하는 공간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소통하는 공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청문회를 잘 준비하면서 제 생각을 정리해 전달드릴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장관으로 임명되더라도 의원직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도 이날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용 후보자는 "많은 걱정과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국민께서 정부를 필요로 하는 곳에 언제나 성평등부가 가장 먼저 있겠다"고 밝혔다.
용 후보자의 의원직 유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그가 기본소득당의 유일한 현역 국회의원이기 때문이다.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사퇴할 경우 기본소득당은 원내 의석을 잃게 된다.
비례대표 의원이 사퇴하면 해당 정당이 임의로 후임 의원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총선 당시 제출한 비례대표 후보자 명부의 다음 순번이 의원직을 승계한다. 용 후보자의 사퇴 여부가 기본소득당의 원내 지위와도 직접 연결되는 이유다.
용 후보자는 앞서 지난달 3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용 후보자는 기본소득당의 유일한 국회의원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의원직을 내려놓으면 당이 원외정당이 되는 상황을 설명했다. 다음 총선에서는 비례대표로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나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정치권 일각에서는 비례대표 의원이 국무위원을 겸직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둘러싼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법적으로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이 가능하다는 점과 별개로, 비례대표 의원의 경우 지역구 의원과 달리 사퇴 시 후순위 후보자가 의원직을 승계할 수 있다는 점이 논쟁의 배경이 됐다.
용 후보자는 1990년생으로 21대와 22대 국회에서 연이어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개각에서 용 의원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될 경우 1990년대생으로는 처음 국무위원에 오르게 된다.
이날 출근길에서 용 후보자가 기존의 의원직 유지 입장을 다시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청문회에서 설명하겠다고 한 만큼 비례대표 의원직 문제는 인사청문회의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장관직과 의원직을 동시에 수행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할지 여부는 청문회 과정에서 직접 답해야 할 문제로 남았다.
김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