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이 이르면 2027년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상장 과정에서 최대 1,500억 달러, 우리 돈 약 20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해외 기술 전문매체 스타트업포춘은 현지시간 25일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솔리다임이 기업공개를 위한 투자은행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솔리다임은 이번 주 여러 투자은행과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거론되는 공모 규모는 약 150억 달러로, 한화로는 약 20조원에 해당한다. 다만 상장 시점과 공모 규모, 기업가치는 아직 협의 초기 단계인 만큼 시장 상황과 투자자 수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와 SSD 사업을 인수한 뒤 출범한 미국 자회사다. 기업용 SSD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며,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대용량 저장장치를 공급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에서는 대규모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방대한 데이터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고용량이면서도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저장·처리할 수 있는 기업용 SSD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솔리다임은 60TB와 122TB급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244TB급 제품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용 SSD 시장은 AI 산업 확대의 새로운 수혜 분야로 꼽힌다. 기존에는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용 메모리가 낸드 시장의 주요 수요처였지만, 최근에는 데이터센터용 제품이 핵심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솔리다임을 중심으로 한 SK하이닉스의 기업용 SSD 사업 매출은 올해 1분기 46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기준 SK그룹의 기업용 SSD 시장 점유율은 30.2%로,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번 상장이 성사되면 미국 반도체 시장에서도 대형 기업공개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거론되는 기업가치는 2023년 상장한 Arm과 올해 기업공개에 나선 세레브라스시스템스의 당시 평가액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기업가치 204조원은 확정된 공모 결과가 아닌 시장 전망에 해당한다. 향후 주관사 선정과 상장 심사, 투자자 수요 확인 과정에서 평가액과 조달 규모가 조정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주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