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사건 조작·은폐와 수사 정보 유출 등 중대 수사 비위에 대해 배제 징계를 원칙으로 삼고 감사·감찰 기능 강화에 나선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감사·감찰부서장 워크숍에서 “더럽혀진 손으로는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없다”며 경찰 내부의 엄정한 자기통제를 주문했다.
김 대행은 “감사·감찰의 최종 기준은 국민의 눈높이”라며 “스스로에게 가장 엄격한 조직으로 거듭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부패와 비위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고, 제 식구 감싸기와 온정주의를 타파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사건 처리의 공정성과 수사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를 중대 직무 비위로 보고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사건 조작·은폐, 금품·향응 수수, 수사 정보 유출 등이 배제 징계 대상에 포함된다.
배제 징계는 해당 비위와 관련된 직무에서 사실상 퇴출하는 수준의 조치를 뜻한다. 경찰은 수사권과 사건 처리 책임이 확대된 상황에서 수사 과정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과거보다 무거운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음주운전과 성 비위 등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위도 예외 없이 엄정하게 처리한다. 직급이나 지휘부와의 관계에 따라 징계 수위가 달라지는 일이 없도록 감사·감찰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워크숍에는 경찰청과 시·도경찰청 감사·감찰 담당자 등 73명이 참석했다. 전국 경찰관서의 청문감사인권관 267명은 화상으로 참여해 감사와 감찰 업무 개선 방향을 공유했다.
경찰은 적법한 법 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정당한 업무 수행은 인권 보호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되, 고의적이거나 중대한 위법 행위에는 책임을 분명히 묻는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는 경찰관의 적극적인 직무 수행을 위축시키지 않으면서도 수사와 감찰 과정에서 발생하는 권한 남용을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내부 감찰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가 주요 과제로 꼽힌다.
경찰청은 앞으로 감사·감찰 부서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중대 비위 사건에 대한 점검과 후속 조치를 강화할 예정이다. 다만 엄정 대응 방침이 실제 징계와 조직문화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개별 사건 처리 과정에서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달려 있다.
최예원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