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0일 실시한 당원투표에서 김문수 대선 후보를 한덕수 전 총리로 교체하려던 시도가 무산됐다. 이에 따라 김 후보는 다시 당의 공식 대통령 후보 자격을 회복하게 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당원들을 대상으로 ARS 방식의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한 전 총리를 대선 후보로 지명하는 데 반대하는 의견이 더 많았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새벽에 김 후보의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한 전 총리를 단독 후보로 등록한 결정은 무효가 됐다.
이번 투표는 경선을 통해 선출된 후보가 비대위 결정으로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에 당원들의 직접 판단을 묻는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당내 혼란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실시됐다. 앞서 김 후보는 비대위의 후보 교체 결정에 반발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한 전 총리와 단일화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결렬됐다.
김 후보는 11일 공식적으로 대선 후보로 등록될 예정이다.
한덕수 전 총리 측은 당원투표 부결 직후 입장문을 통해 “국민과 당원의 뜻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투표 결과 발표 직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친한동훈계 의원들도 권성동 원내대표의 동반 사퇴를 요구하며 성명을 냈다. 이들은 “비대위원장 사퇴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대선까지 국회 일정이 많지 않은 만큼 지도부는 즉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극심한 내홍 끝에 다시 김문수 후보 체제로 대선을 치르게 됐지만, 당내 수습과 단합이라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