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로 추진되는 추자해상풍력발전사업의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 절차가 시작되면서 관련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국내외 20여 개 기업이 설명회에 참석하며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막대한 개발 이익이 소수 대기업에 독점될 수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추자도 앞바다에 건설될 해상풍력발전단지는 시간당 2.6기가와트(GW)에 달하는 발전 용량을 자랑한다. 이는 제주 지역 여름철 최대 전력 사용량인 시간당 1.1GW의 두 배를 훌쩍 넘는 규모로, 완공 시 제주도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에너지공사는 이달 말 사업자 공모를 시작하여 내년 2월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사업 추진 일정으로는 3년 내 도의회 동의를 얻고, 7년 내 착공하여 2035년부터 상업 운전을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주에너지공사는 이번 사업이 공공주도 사업인 만큼, 도민 이익 공유 금액을 사업자 선정의 중요한 평가 항목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이승환 제주에너지공사 관리기관운영부장은 "난개발 방지 등 환경 영향 최소화, 지역 경제 활성화, 전문 중소기업 육성, 신규 일자리 창출, 개발 이익의 정의로운 분배 등 도민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하며, 사업의 공공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사업자 공모 과정에서 특정 기업의 참여 자격 제한으로 인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대규모 발전 사업 실적이 있는 기업만 참가할 수 있도록 자격을 제한하면서, 도민 이익 공유 금액이 얼마나 될지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한 에너지업체 대표는 "제주도민의 이익을 최대한 많이 보장하기 위해서는 실적이 없는 기업이라도 자금력을 갖춘 다양한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현재의 제한적인 자격 요건으로는 도민들에게 돌아갈 이익이 충분치 않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환경 단체들은 추자해상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설 경우 제주도 내 전력 생산량이 과도해져 새로운 재생에너지 개발이 중단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정도 탈핵 기후위기 제주행동 관계자는 "추자해상풍력이 선순위로 자리 잡으면 제주도에서 앞으로 태양광이나 소규모 풍력, 혹은 인근 해상풍력을 개발하려 해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재생에너지 산업 생태계의 불균형을 경고했다.
국내외 대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이번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제주의 풍부한 바람 자원을 통해 얻는 막대한 이익이 소수 대기업에 독점될 것이라는 비판과 논란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추자해상풍력발전사업이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의 사례가 될 수 있을지, 아니면 개발 이익 독점과 환경 문제라는 또 다른 숙제를 남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