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6월 수출액이 598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6월 실적 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5월 잠시 주춤했던 수출은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되며 무역수지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6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4.3% 증가한 598억 달러로 집계되었다. 이는 역대 6월 수출 실적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5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등의 영향으로 마이너스 성장(-1.3%)을 기록했던 수출이 한 달 만에 플러스 전환에 성공하며 활력을 되찾은 모습이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 역시 28억 5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6.8% 증가하며 역대 6월 일평균 수출액 1위를 기록했다.
이번 6월 수출 호조를 이끈 주역은 단연 반도체와 자동차였다. 반도체 수출액은 149억 7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는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증가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수출 역시 63억 달러로 2.3% 증가하며 역대 6월 중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유럽 시장에서의 전기차 판매 호조와 중고차 수출 증가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만, 주요 수출 품목 중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국제 유가 약세의 영향으로 수출액이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은 각각 0.5%, 2.7% 감소하며 부진했으나, 아세안, 유럽연합(EU), 일본, 중동, 인도 등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이 증가하며 전체 수출 상승을 견인했다.
6월 수입액은 507억 2천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3% 증가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90억 8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5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이는 2018년 9월 이후 최대 규모의 무역수지 흑자이다.
올해 상반기(1월~6월) 전체 수출액은 3,347억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0.03% 하락하며 사실상 보합세를 보였다. 1월과 5월을 제외하고는 전년 동기 대비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 제품 단가 하락과 미국 관세의 영향을 받은 철강 등의 부진이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앞으로도 한미 통상 협상에 총력 대응하고, 기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수출 지원책을 조만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6월 수출의 역대 최대 실적은 국내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이지만, 국제 정세와 주요국의 통상 정책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