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충청권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세종특별자치시를 관통하는 조천(鳥川)의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며 "심각" 단계의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금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전 8시 40분을 기해 조천 유역의 "송성2교" 지점 수위가 홍수 경보 수위를 넘어 가장 위험한 단계인 심각 수위에 육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하천 일부 구간에서는 물이 제방을 넘어 범람하기 시작해,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즉시 대피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이번 홍수경보는 밤사이 세종을 비롯한 충청권 전역에 내린 15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시간당 50mm가 넘는 장대비에 조천의 수위는 불과 몇 시간 만에 위험할 정도로 불어났고, 결국 가장 높은 단계의 경보 발령으로 이어졌다. "심각" 단계는 하천 제방이 버틸 수 있는 한계를 초과해, 대규모 범람과 제방 붕괴 등의 심각한 재해가 임박했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세종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비상 최고 단계에 돌입했다. 시는 송성2교 인근 전동면, 전의면 등 조천 주변 저지대 마을 주민들에게 긴급 재난 문자를 발송하고, 마을 방송 등을 통해 즉시 지정된 대피소나 안전한 고지대로 몸을 피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경찰과 소방, 군부대 등 유관기관과 공조하여 하천 주변 도로를 전면 통제하고,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 등의 대피를 지원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현장에서는 조천의 흙탕물이 무서운 기세로 불어나며 다리 교각을 위협하고, 산책로와 농경지는 이미 완전히 물에 잠긴 상태다. 일부 제방이 낮은 구간에서는 하천수가 도로 위로 넘쳐흐르면서 사실상 하천과 도로의 구분이 무의미해진 곳도 속출하고 있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조천의 상류인 전의면과 전동면 일대에 아직도 많은 비가 내리고 있어 수위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며 "매우 위급한 상황인 만큼, 하천 주변에는 절대 접근하지 말고 안전한 실내에서 재난 방송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금강홍수통제소는 조천 본류인 금강의 수위 역시 계속 상승하고 있어 추가적인 홍수 특보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