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본부와 주요 산하기관의 부산 동반 이전 논의가 가시화되면서 세종시 지역 상권과 재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산하기관 중 구내식당도 없이 지역 상가에서 식사를 해결하던 직원들의 이탈은 아름동 상권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전망이다.
현재 세종시에 위치한 해양수산부 본부와 함께 이전 논의 테이블에 오른 산하기관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과 한국항로표지기술원 2곳이다. 해수부 직원 850명과 이들 산하기관 직원(지사 포함)을 합치면 총 1,000명이 넘는 인원이 세종시를 떠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큰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총 직원수 550명, 세종시 상주 200여 명)은 2015년 지방 이전 정책으로 세종시 아름동 공공기관 클러스터에 자리 잡았다. 특히 세종시는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해양교통안전공단을 포함한 아름동 공공기관에 구내식당 허가를 금지해왔다.
아름동의 한 식당 직원은 "해양교통안전공단은 구내식당도 없어 점심시간대 수백 명의 직원들이 아름동 상가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있는데, 이들이 빠질 경우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해수부 산하기관 이전설까지 돌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라고 현장의 불안감을 전했다. 정부세종청사 일대 상권 관계자 역시 "해수부 직원만 800명이 넘고 해당 부처에 대한 유동인구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막대한데, 이들이 빠질 경우 관련 상권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산하기관 직원들 역시 뒤숭숭한 분위기다. 산하기관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구내식당도 없는 근무환경에서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직원들이 노력해 왔다"며 "아직까지 부산 이전에 대해 구체화된 내용은 없지만, 산하기관 직원들의 입장은 부산 이전을 반대하는 해수부 노조의 목소리와 같다"고 전했다.
해수부의 이전은 세종시의 지방 재정(세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 본부와 중앙해양안전심판원, 해양교통안전공단, 한국항로표지기술원 직원들이 세종시에서 납부한 지방소득세는 지난해 기준 연간 6억 6,482만 원에 달한다. 재정난을 겪는 세종시 입장에서는 이 같은 세입 감소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부동산 시장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해수부 이전 사태가 지역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이지만, 해수부 직원과 산하기관 직원들이 부산으로 이전할 경우 단기간에 처리해야 할 급매물이 쌓여 시세를 하락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아파트뿐만 아니라 젊은층 직원들이 주로 거주하는 원룸·오피스텔 시장도 단기간에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세종시의 상가 공실률이 전국 최고인 25.2%에 달하는 상황에서 해수부 이전이 지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은 크다"고 직접적인 우려를 표명하며, 해수부 이전 논의에 대한 세종시의 강력한 반대 입장을 시사했다. 이번 해수부 이전 논의가 세종시 지역 경제에 미칠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