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울산 북구의 한 병원 주차장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피습 사건은 전 연인의 이별 통보에 앙심을 품은 30대 남성의 보복 범죄인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는 범행에 앞서 피해자를 여러 차례 폭행하고 스토킹했던 것으로 밝혀져, 교제 폭력과 스토킹 범죄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울산 북부경찰서는 29일, 병원 직원인 20대 여성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3시 38분경, B씨가 근무하는 병원 지상 주차장에서 B씨를 기다렸다가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당시 범행 장면이 담긴 인근 폐쇄회로(CC)TV와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는 A씨가 도망가는 B씨를 뒤쫓아가 목과 복부 등을 무차별적으로 수차례 찌르는 끔찍한 모습이 고스란히 기록됐다.
범행 직후 A씨는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현장에서 달아나려 했으나, 비명을 듣고 달려온 시민들이 그의 차량을 가로막고 제압하면서 추가 범죄를 막았다. 시민들의 용기 있는 행동 덕분에 A씨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검거될 수 있었다. 피해자 B씨는 사건 직후 의식을 잃고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현재 중태에 빠져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번 사건은 예고된 비극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달 초부터 B씨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은 뒤, 이에 불만을 품고 지속적으로 B씨를 괴롭혀 왔다. B씨는 A씨로부터 폭행을 당하거나 스토킹에 시달리다 못해 총 두 차례에 걸쳐 112에 신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A씨의 집착과 위협은 멈추지 않았고, 결국 극단적인 범죄로 이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현재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범행 사실 일부를 시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사전 계획 여부 등을 추가로 조사한 뒤, 이르면 이날 중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제 폭력 및 스토킹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가 실효성이 있는지, 가해자에 대한 처벌 수위가 적정한지를 두고 사회적 논의가 다시 한번 가열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