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를 상대로 "낙상 마렵다"는 등 충격적인 글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해 사회적 공분을 샀던 대구의 한 대학병원 간호사들이 결국 검찰에 넘겨졌다. 생명의 최전선에서 가장 연약한 존재를 돌봐야 할 신생아 중환자실 간호사들의 비정한 행위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의료인의 윤리 의식과 병원의 관리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대구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지난 24일,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소속 간호사 3명을 아동복지법 위반(신체적 학대) 및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6개월간 입원 중인 신생아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에 걸쳐 신체적 학대를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3월, 간호사 중 한 명인 A씨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입원한 신생아의 사진과 함께 "낙상 마렵다", "분노조절장애 올라오는 중"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글을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해당 게시물은 지역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며 수많은 부모의 분노를 자아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아기의 부모는 A씨와 병원장을 경찰에 고소했고, 경찰은 즉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고소된 간호사 외에도 추가 가해자가 있다는 의혹에 따라 해당 신생아 중환자실에 근무했던 간호사 총 5명을 수사선상에 올렸다. 이들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한 결과, 최초 게시자인 A씨를 포함한 총 3명의 간호사에게서 신생아에 대한 학대 혐의점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이들이 단순히 부적절한 사진과 글을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신체적 학대를 가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의 파장이 커지자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은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린 A씨를 파면 조치했으며, 혐의가 확인된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강제 휴직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병원 측의 사후 조치에도 불구하고 신생아 중환자실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벌어진 장기간의 학대를 사전에 인지하고 막지 못했다는 관리 부실의 책임론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생명을 다루는 의료 현장에서의 직업윤리 문제와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