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기록적인 폭우로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보던 시점에, 국민의힘 경상북도 도의원들이 리조트에서 술을 곁들인 의원총회를 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특히 경북 도민들이 과거 산불 피해 때 받은 도움을 갚겠다며 수해 지역으로 자원봉사를 떠난 상황과 맞물리면서, 민심과 동떨어진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주 24일부터 1박 2일간 경북 영덕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국민의힘 경북도의회 의원총회에서 비롯됐다. 총회에 참석한 한 도의원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현장 사진을 게시했는데, 이 사진 속 테이블 위에 소주병과 맥주병이 다수 놓여 있었고 참석자들의 유리잔에는 술로 보이는 노란색 액체가 채워져 있었다. 이 사진은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며 비판 여론을 촉발했다.
당시는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사상자가 속출하고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는 등 국가적 재난 상황이었다. 더욱이 올 초 대형 산불로 큰 아픔을 겪었던 경북 지역의 주민들은 당시 전 국민에게 받은 온정을 잊지 않고, 이번 폭우로 큰 피해를 본 경남 산청 등을 찾아 복구 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도민을 대표하는 선출직 공직자들이 이러한 엄중한 시기에 한가롭게 술자리를 가졌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해당 사진을 게시했던 도의원은 소셜미디어에서 문제의 사진을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미 일부 언론을 통해 사진이 공개된 후였으며, "보여주기식으로 술병을 정리하는 듯한 사진도 있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즉각 성명을 내고 "참사 와중에 술판 의총을 벌인 국민의힘 경북도당은 즉각 도민에게 사과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경북도회 측은 "통상적인 식사 자리였으며, 술판이라는 표현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한 "건배사도 생략했으며, 리조트 측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한 소량의 주류 외에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국민적 슬픔을 외면했다는 책임론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