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미래를 결정할 8·18 전당대회의 막이 오른 5일, 한동훈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킹메이커'로 등판하며 친윤(친윤석열)계를 정조준했다. 한 전 대표는 예비경선 첫날 아침,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침몰이 예정된 '윤어게인'과 부정선거 음모론을 극복해야 한다"며 사실상 친한(친한동훈)계 후보들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선언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쇄신과 개혁, 이재명 정권 견제를 당당하고 유능하게 감당할 수 있는 대표와 최고위원들을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지금 국민의힘에 쇄신과 개혁은 '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안 하면 죽는 것'"이라며 당의 절박한 상황을 강조했다.
특히 '윤어게인(Yoon Again)'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친윤계를 '실패가 예정된 과거'로 규정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언급하며 일부 강성 후보들과도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는 이번 전당대회를 '과거 대 미래', '구태 대 쇄신'의 구도로 규정하고, 친한계 후보들을 중심으로 당을 재편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당원과 국민에게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나경원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윤계 후보들을 견제하고, 장동혁 당대표 후보와 김경율 최고위원 후보 등 친한계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다. 비록 자신은 불출마했지만, 이번 전당대회의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서 자신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국민의힘은 오늘부터 이틀간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컷오프)을 치른다. 책임당원 투표 50%와 국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이 결과를 통해 당대표 후보는 5명 중 4명으로, 최고위원 후보는 12명 중 8명으로 압축된다.
총선 참패 이후 치러지는 이번 전당대회는 당의 생존과 재건의 방향을 결정할 중대 분수령이다. 한동훈 전 대표의 공개적인 참전으로 '친윤 대 친한'의 계파 대결이 본격화된 가운데, 예비경선 결과는 향후 당권 경쟁의 구도를 가늠할 첫 번째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