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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드론 작전', 지휘계통 무시한 '무기록 비밀 작전' 정황 드러나

김희원 기자 | 입력 25-08-08 09:52



비상계엄 선포를 앞두고 단행된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정상적인 군 지휘계통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는 ‘무기록 작전’으로 진행됐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국군심리전단이 작전을 주도하며 현지 해병 부대와 마찰을 빚자, 육군 3성 장군이 직접 지휘계통을 뛰어넘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이는 작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내란 혐의 피의자들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복수의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 작전에 투입된 대북 전단은 군의 공식적인 수송 체계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군심리전단은 "군 수송부대를 이용하면 기록이 남아 작전이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포천의 한 교육센터에서 제작한 전단을 직접 백령도로 운반했다고 특검팀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작전의 초기 단계부터 보안 유지를 명분으로 공식적인 절차를 무시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작전 실행 과정에서 심리전단과 백령도 주둔 해병대 6여단 사이의 심각한 갈등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심리전단은 해병대에 작전 협조를 요청하면서도 구체적인 활동 내용이나 작전 목적을 전혀 공유하지 않았으며, 검문소 통과를 생략하는 등 해병대의 통제에 따르지 않았다. 이로 인해 해병대 내부에서는 ‘정체불명의 부대가 백령도에서 독단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 갈등이 보고되자 군 수뇌부가 보인 반응이다. 2024년 10월 말, 이승오 당시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육군 중장)이 직접 해병대 6여단장에게 연락해 “잡음이 없도록 하라”며 강하게 질책한 정황이 포착됐다. 합참 작전본부장이 예하 부대 지휘관에게 직접 지시를 내리는 것은 명백한 지휘계통 위반이다. 당시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역시 이러한 상황에 대해 참모회의에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져, 군 수뇌부 내에서도 해당 작전의 비정상적인 지휘 방식에 대한 인식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특히 합참은 작년 하반기 백령도 해병부대에 야간 방공레이더를 가동하지 말라는 이례적인 지시를 내린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는 북한으로 침투하는 아군 무인기가 우리 군 레이더에 포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며, 작전의 은밀성을 확보하기 위해 서해 최전방의 방공망을 스스로 무력화시킨 것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대북 전단 제작과 수송, 작전 부대의 이동, 그리고 실제 무인기 침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공식 기록을 남기지 않고 정상적인 지휘 체계를 건너뛰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다. 김용현 당시 국방장관이 작전 성공을 이유로 드론 업체와 함께 국군심리전단에 포상금을 지급한 사실은 이러한 비선 작전에 대한 수뇌부의 인식을 방증한다. ‘정상적 비공개 작전’이었다는 피의자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어가는 가운데, 특검의 수사는 군 지휘체계를 사적으로 이용하고 국방 시스템을 무력화한 국기문란 행위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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