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른바 '배신자' 선동 사태를 일으킨 보수 유튜버 전한길 씨에 대해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가장 낮은 수위의 징계인 '경고'를 결정했다. 중징계를 예고했던 당 지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으며, 일부 당대표 후보들은 강력히 반발하며 윤리위 결정을 맹비난했다.
전한길 씨는 찬반 지지자들의 고성 속에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출석을 위해 당사로 들어섰다. 그는 연설회에서 '당을 지키고자 한 분'이라며 자신을 공개적으로 치켜세운 장동혁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그러나 바로 뒤에서 항의 농성 중이던 김문수 후보를 만나자 민망한 듯 "제가 아까 누구 지지 이런 표현 썼지만, 아직은 남았다"며 말을 바꾸고 무릎까지 꿇으며 손을 맞잡는 모습을 보였다.
전 씨의 소명을 들은 윤리위는 가장 낮은 수위의 징계인 '경고'를 결정했다. 여상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장은 "지도부가 엄벌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형평성이 맞아야 하고, 물리적인 폭력도 없었고 그 위의 징계로 나아가는 것은 좀 과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송언석 원내대표가 전 씨의 죄질이 엄중하다며 전당대회 출입까지 전격 금지시켰던 것과는 달리 가벼운 징계가 내려진 것이다.
당 지도부는 윤리위 결정에 당혹스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말을 아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윤리위라는 것이 당의 독자적인 기구로 독립적인 판단이 이루어지는 그런 기구이기 때문에 지도부 차원에서도 그 결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당대표 후보들은 윤리위 결정을 맹비난했다. 전 씨를 당장 제명시키라고 요구했던 안철수 후보는 이번 윤리위 결정을 "국민의힘 치욕의 날"이라고 규정하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조경태 후보는 자신이 당대표가 되면 윤리위를 당무감사를 통해 징계하고, 전 씨는 즉각 제명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후보는 "(윤리위는) 말이 안 된다. (전한길 씨는) 바로 단칼에 제명이다"라고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한편, '후보 교체 파동' 논란으로 당무감사위로부터 '당원권 정지 3년'을 요청받았던 권영세, 이양수 의원에 대한 징계는 이견이 많아 다음 달 4일 윤리위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결정됐다. 이번 전한길 씨에 대한 징계 수위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 혼란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