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가 1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고 9명의 부상자를 내는 비극으로 번졌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총력 대응에 나섰으나, 화재가 발생한 세대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휴일 오전을 덮친 화마에 평화롭던 아파트 단지는 순식간에 충격과 슬픔에 잠겼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오늘(17일) 오전 8시 11분경 마포구 창전동의 20층짜리 아파트 14층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화재 규모가 크고 인명피해 우려가 있다고 판단, 오전 8시 16분경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와 인명 구조에 총력을 기울였다. 현장에서는 시커먼 연기가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왔고, 주민 약 80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일대는 아수라장이었다.
소방대원들은 약 1시간 40여 분 만인 오전 9시 57분경 큰 불길을 잡고 내부 수색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세대 내부에서 사망자 1명을 발견했다. 또한, 화재 현장에서 구조된 부상자 9명은 연기 흡입 등으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중 1명은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화재는 안전 설비 미비가 피해를 키웠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아파트는 소방법이 개정되기 이전에 지어져, 화재가 발생한 14층 세대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초기 진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스프링클러의 부재가 화염과 유독가스의 급격한 확산으로 이어져 인명피해를 키웠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을 완전히 마치는 대로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방침이다. 당국은 최초 발화 지점과 원인을 규명하는 한편, 스프링클러 미설치가 인명피해 확대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