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의 한 고등학교 교내 분리수거장에서 훈련용 수류탄이 발견되어 군과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누구나 접근 가능한 학교 공간에 군용 물품이 버려졌다는 점에서 안전 관리의 허점을 드러내며 관계 당국이 즉각 경위 파악에 나섰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24일 오전,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한 고등학교에서였다. 평소와 같이 교내 순찰을 돌던 경비원은 분리수거장에 놓인 낡은 전기밥솥 하나를 발견했다. 무심코 밥솥을 열어본 경비원은 내부에서 수류탄으로 보이는 물체 2개를 발견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는 즉시 경찰에 이 사실을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즉각 현장으로 출동하여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교내에 있던 교직원과 인근 주민들의 접근을 통제하며 안전 조치에 나섰다. 동시에 군 당국에 공조를 요청,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폭발물처리반(EOD)이 현장에 긴급 투입되었다. 현장에 도착한 폭발물처리반이 발견된 수류탄을 정밀 감식한 결과, 해당 물체는 실제 폭발 위험이 없는 훈련용 연습 수류탄인 것으로 최종 확인되었다. 군은 발견된 수류탄 2발을 현장에서 안전하게 수거했다.
경찰과 군 당국은 합동 조사를 통해 수류탄이 학교 분리수거장까지 흘러 들어온 경로를 역추적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경비원의 진술을 토대로 해당 전기밥솥을 버린 사람을 찾기 위해 학교 주변 CCTV 영상을 분석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군용 물품 유출은 그 자체로 심각한 군 기강 해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군은 해당 수류탄의 군번 등을 통해 최초 불출 부대를 확인하는 등 자체적인 조사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된 수류탄이 비록 훈련용으로 판명 났지만, 학교 내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CCTV 분석과 주변 탐문을 통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누가, 어떤 경위로 유기했는지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자칫 대형 인명사고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군용 물품 관리에 대한 더욱 철저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