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김건희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이 오늘(2일) 핵심 실무자로 지목된 전 국토교통부 서기관 김 모 씨의 자택과 근무지를 재차 압수수색했다. 지난 7월에 이은 두 번째 압수수색으로, 특검이 김 씨를 상대로 '윗선'의 개입 여부를 밝히기 위한 강제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날 오전, 김 씨가 현재 근무 중인 원주지방국토관리청과 관사 등 5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내부 자료와 PC 등을 확보했다. 김 씨는 지난 2023년 국토부가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을 기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양서면 안에서 김건희 씨 일가 땅이 있는 강상면으로 변경하는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혐의(업무상 배임, 허위공문서 작성 등)를 받는 인물이다.
특검은 김 씨가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맡은 업체에 종점 변경안을 제시하는 과정이 독자적인 판단이 아닌, 당시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등 윗선의 지시에 따른 것일 가능성을 크게 보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특검은 지난 7월 14일에도 김 씨의 자택과 휴대전화 등을 한 차례 압수수색했으며, 이후 두 차례에 걸쳐 김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이번 추가 압수수색은 기존 조사와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새로운 단서를 포착했거나, 김 씨가 혐의와 관련된 중요 자료를 은닉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특검은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김 씨가 노선 변경을 제안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와 당시 국토부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 그리고 대통령실 등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규명할 방침이다.
앞서 특검은 지난 7월부터 국토교통부와 용역업체, 양평군청 등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물증 확보에 주력해왔다. 핵심 실무자에 대한 재압수수색으로 수사의 고삐를 바짝 죄면서, 특검의 칼끝이 최종적으로 당시 국토부 최고 결정권자였던 원희룡 전 장관을 향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