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를 대상으로 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2021년 보궐선거 당시 의혹의 핵심 증인인 명태균 씨의 정면충돌로 얼어붙었다. 두 사람의 만남 횟수를 두고 오 시장은 "두 번 만났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반면, 명 씨는 "일곱 번 만났다"고 주장하며 정면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오 시장은 명 씨를 "거짓말쟁이"라고 쏘아붙였고, 명 씨는 "국민의힘 감당 안 될 것"이라며 "내가 다 까버릴게"라고 으름장을 놓는 등, 국정감사는 파행을 거듭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명태균 씨를 마주한 오세훈 시장은 2021년 보궐선거 당시 불법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등과 관련해 명 씨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은 적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명 씨를 향해 "저 사람은 거짓말에 굉장히 능한 사람"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나 만남 횟수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에 대해서는 "다음 달 8일 특검 대질신문이 예정돼 있다"며 답변을 피했다. 오 시장은 "오늘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대질신문에서 제가 밝히고 싶은 게 많다. 그걸 여기서 미리 제 밑천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이 "옹졸하다"고 비판하자, 오 시장은 "정당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계신다"고 맞받았다.
오 시장의 발언이 이어지자 명 씨가 갑자기 말을 자르며 끼어들었다. 명 씨는 "한 번에서 두 번 만났는데 무슨 뭐 할 얘기가 많습니까"라고 반박하며, 오 시장이 만남 횟수를 축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명 씨는 "오세훈 시장이 여태까지 저를 두 번 만났다, 아니다, 내쫓았다, 캠프에 어떻다 한 것 다 거짓말"이라며 "일곱 번 만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사람의 주장이 정면으로 배치되면서, 둘 중 한 명은 국감장에서 위증을 하고 있다는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국감장의 분위기는 명 씨가 국민의힘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면서 극도로 험악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명 씨의 진술 신빙성을 추궁하자, 명 씨는 "그런데 국민의힘 감당 안 될 건데요? 하지 마세요"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어 "이 사건 국정감사와 관련돼서 이야기해 주시고요. 오늘 그럼 하루 종일 합시다. 내가 다 까버릴게"라며 추가 폭로를 시사하는 듯한 고성을 질렀다. 명 씨의 돌발 행동과 고성이 이어지자 신정훈 위원장이 수차례 주의를 주는 등, 이날 서울시 국감은 정책 현안 점검 대신 양측의 진실 공방과 삿대질로 얼룩졌다. 두 사람의 엇갈린 주장의 실체는 결국 다음 달로 예정된 특검의 대질신문을 통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