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뉴욕 증시가 미국 경제의 견조함을 확인하며 강세로 마감한 데 힘입어 코스피 지수가 상승 출발했다. 5일 국내 증시는 전일 8거래일 만에 회복한 3200선 위에서 거래를 시작하며 안착을 시도하고 있으나, 달러 강세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이 지수 상단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5일 오전 개장 직후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3200.85)보다 7.98포인트(0.25%) 오른 3208.83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 역시 전일 대비 2.16포인트(0.27%) 상승한 807.58로 출발하며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가 동반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으나,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한 기관의 순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상승 폭은 다소 제한되고 있다.
이날 국내 증시의 상승 동력은 미국발 훈풍에서 비롯됐다. 현지 시각으로 4일 마감한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 등 3대 지수는 모두 상승 마감했다. 특히 미국의 서비스업 업황이 예상을 웃도는 호조를 보였다는 소식이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를 키우면서 투자 심리를 끌어올렸다. 이는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일부 후퇴시키는 요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경제의 굳건함에 더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이러한 대외 여건에 힘입어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와 2차전지 등 기술주 중심의 대형주들이 장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상승하며 지수를 견인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 등 2차전지 관련주에도 매수세가 유입되는 양상이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업종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반면, 금융업과 통신업 등 일부 내수 관련 업종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은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0.5원 오른 1393.0원에 출발한 뒤 장중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미국의 견조한 경제 지표가 달러화 강세로 이어지면서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원화 약세는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코스피의 추가적인 상승을 제약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시장 전문가들은 간밤 미국 증시의 호재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미국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둔 관망 심리와 환율 상승 부담이 맞물려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지수가 3200선을 중심으로 강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방향성을 탐색하는 장세가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자들은 개별 종목의 실적과 업황을 면밀히 살피는 동시에 환율과 외국인 수급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