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일 오전, 임진강 상류에 위치한 황강댐의 수문을 우리 측에 아무런 사전 통보 없이 개방한 사실이 정부 당국에 의해 확인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경 촬영된 위성 영상을 분석한 결과, 황강댐에서 물을 방류하는 징후를 명확히 포착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방류는 주말 동안 북한 측 임진강 유역에도 예보된 집중 호우에 대비해 사전에 댐 수위를 조절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되나, 남북 간 합의된 어떠한 통보 절차도 없이 이루어져 임진강 최전방 하류 유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황강댐 방류 정황이 포착된 것은 이날 오전 위성사진 판독 과정에서다. 북한은 통상 장마철이나 태풍으로 인한 집중 호우가 예상될 경우, 댐의 저장 용량을 확보하기 위해 수문을 개방해왔다. 6일과 7일 사이 한반도 전역에 강한 비가 예보된 상황에서, 북측 역시 홍수 피해를 예방할 목적으로 방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무단 방류'가 감행되었다는 점이다. 남북은 지난 2009년 임진강 수해 방지 실무 합의 등을 통해 댐 방류 시 최소 3시간 전에 사전 통보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나, 북한은 2018년 남북 관계가 개선됐던 시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기간 동안 이를 준수하지 않았다. 통일부 역시 이날 북측으로부터 방류와 관련해 어떠한 사전 연락도 받지 못했음을 확인했다.
북한의 일방적인 방류 통보에 따라 임진강 하류 지역은 즉각 비상 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북한의 방류에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시설인 경기도 연천군의 군남홍수조절지는 유입되는 수량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수문 개방 등을 통한 수위 조절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강홍수통제소 역시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 중이다.
관할 지자체인 연천군은 즉각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임진강 하류 유역 주민들과 어민, 야영객 등에게 "북한 황강댐 방류로 임진강 수위가 급격히 상승할 수 있으니 즉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내용의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집중 호우 예보와 북한의 방류 시점이 겹치면서 하천 수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고 높게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처럼 일상적인 수자원 관리가 남북 간 소통 채널 부재로 인해 최전방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안보 문제로 비화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