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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가 발목 잡았다" 한강버스, 출퇴근 혁신 아닌 관광 유람선 되나

서울본부 | 입력 25-09-19 10:05



서울시가 야심 차게 선보인 새로운 수상 대중교통 "한강버스"가 운항 첫날부터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며 순탄치 않은 출발을 알렸다. 한강 물길을 이용해 수도권 출퇴근 교통난에 숨통을 틔우겠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치명적인 속도 문제와 현장의 운영 미숙이 겹치면서 대중교통으로서의 실효성에 근본적인 물음표가 던져졌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대중교통의 핵심 경쟁력인 "신속성"의 부재다. 마곡에서 잠실까지 운항하는 일반 노선의 경우, 당초 예상보다 50분 이상 늘어난 2시간 넘게 소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하철 9호선 급행을 이용할 때보다 두 배 가까이 더 걸리는 시간으로, 분초를 다투는 출퇴근길에 시민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는 수준이다. 서울시는 다음 달부터 급행 노선을 투입해 소요 시간을 단축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마저도 1시간 20분대에 달해 버스나 지하철 등 기존 육상 교통수단과 비교해 뚜렷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탑승객들 사이에서는 "선착장까지의 접근성과 환승 시간을 고려하면 출퇴근용으로는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운영 첫날부터 드러난 미숙함은 시민들의 불신을 키웠다. 일부 선박에는 교통약자를 위한 휠체어 경사로가 구비되지 않아 논란이 됐고, 좌석 예매 시스템의 오류로 승객들이 장시간 대기하는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는 충분한 사전 점검과 준비 없이 사업을 서둘러 강행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진영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정시성은 대중교통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제기된 문제들을 조속히 보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한번 실망한 여론을 되돌리기까지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한강버스 사업은 출항 이전부터 선박 건조 지연에 따른 사업비 급증으로 "세금 낭비"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이러한 비판 여론 속에서 운항을 시작했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핵심 기능인 수송 능력에서 심각한 허점을 드러낸 셈이다. 기상 악화 시 운항이 전면 중단될 수 있다는 점 역시 매일 일정한 시간에 이동해야 하는 시민들에게는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

결국 한강버스는 "대중교통"과 "관광 상품"이라는 정체성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현재의 운항 속도와 운영 방식으로는 시민들의 일상적인 발이 되기보다, 한강의 경치를 즐기는 관광용 유람선의 역할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가 한강버스를 단순한 전시성 사업이 아닌, 도시 교통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시키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속도 경쟁력을 확보할 근본적인 대책과 안정적인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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