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던 카카오톡이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결국 일부 수정을 포함한 개선 방안 마련에 나섰다. 국민 메신저를 넘어 종합 소셜 허브로 도약하려던 카카오의 야심 찬 시도가, 기존의 간결함과 편의성을 선호하는 이용자들의 습관이라는 거대한 장벽을 넘지 못하고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카카오는 최근 친구 목록을 보여주던 첫 화면 '친구 탭'을 여러 사진과 글을 올릴 수 있는 '피드' 형태로 변경하고, 숏폼 콘텐츠를 전면에 배치하는 등 소셜 미디어 기능을 대폭 강화한 전면 개편을 시행했다. 이는 이용자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콘텐츠 플랫폼으로서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업데이트 직후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폭주했다. 메신저의 핵심 기능인 친구 목록 확인과 대화 시작 과정이 불필요하게 복잡해졌으며, 원치 않는 콘텐츠에 강제로 노출된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다수의 이용자는 "메신저가 무거워지고 산만해졌다", "단순한 게 카카오톡의 장점이었는데 정체성을 잃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결국 카카오는 이용자들의 의견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회사 측은 "이용자들의 반응과 다양한 의견을 면밀하게 듣고 있다"며, "조만간 첫 화면 수정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개편 방향이 이용자들의 기대와 달랐음을 인정하고, 여론을 수렴해 서비스에 재반영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사태는 '국민 앱'의 지위를 가진 플랫폼이라도 이용자들의 고유한 사용 경험을 거스르는 변화는 쉽게 수용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