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신임 주미대사가 현지시간 4일 미국 워싱턴 D.C.에 도착하며 "한미 간에 쌓여 있는 어려운 난제들을 대사로서, 그리고 공관의 역량을 총동원해 풀 수 있도록 하겠다"고 부임 일성을 밝혔다. 산적한 현안의 최전선에 선 만큼, 외교 수장으로서의 경험과 역량을 발휘해 국익을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강 대사는 이날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한미 무역협상 후속 '투자 패키지' 문제 ▲한국인 노동자 비자 문제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투자 패키지' 문제에 대해 그는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본부 차원에서 직접 협상하는 사안이지만, 현장 공관장으로서 최대한 지원해 양측이 만족할 만한 합의점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관세 인하와 맞물려 합의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방식과 이익 배분 등을 둘러싼 양국 간 이견을 조속히 해결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 '조지아주 한국인 구금 사태'로 현안으로 급부상한 비자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기업인들의 미국 출입국에 문제가 없도록 1차 워킹그룹 회의가 잘 끝난 것으로 안다"면서도, "지속가능하고 신뢰할 만한 비자 운영 시스템이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방한 일정에 관해서는 "계속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양측이 만족할 만한 방한 일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전제조건 없는 북미 대화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강 대사는 "이재명 대통령께서도 적극 지지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며 "앞으로도 각계에 관련 메시지를 계속 발신해 실제 대화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을 지낸 강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 1기를 상대한 경험이 있어, 2기를 맞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소통에서도 전문성을 발휘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강 대사는 오는 6일 주미대사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미국 정부에 신임장을 제출하는 등 공식적인 외교 활동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