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맞아 베트남 다낭에서 청주로 향하던 국내 저비용항공사 에어로케이 여객기가 엔진 계통 결함으로 중국 광저우에 비상착륙했다. 이로 인해 항공편에 탑승했던 승객 133명의 발이 묶여, 명절을 고향에서 보내려던 계획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사고가 발생한 항공기는 현지시간 5일 0시 50분 베트남 다낭을 출발해 청주국제공항으로 오던 에어로케이 RF532편이다. 해당 항공기는 이륙 직후부터 기체에서 '탕탕탕' 부딪히는 소음과 피스톤에서 바람 빠지는 듯한 소리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등 이상 징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불안한 비행을 이어가던 중, 기내에서는 "기계적 결함 조치를 완료했으나 더 이상 비행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돼 광저우 국제공항으로 회항을 결정했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결국 항공기는 출발 2시간여 만인 새벽 3시경 중국 광저우 바이윈 국제공항에 비상착륙했다. 이 과정에서 항공기가 착륙을 시도하다가 다시 고도를 높이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면서 승객들은 극심한 불안과 공포에 떨어야 했다.
한 탑승객은 "비행 내내 이상한 소리가 발생했고, 착륙 과정도 순탄치 않아 다들 소리도 못 지르고 무서워하며 내렸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재 승객 133명 전원은 항공사 측이 마련한 광저우 시내 호텔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비상착륙으로 추석 연휴에 맞춰 귀국하려던 계획은 모두 틀어졌다. 특히 이미 예매해 둔 KTX나 버스표를 구하기 어려운 추석 연휴 대수송 기간이라는 점에서, 승객들은 한국에 도착하더라도 고향으로 이동할 길이 막막하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에어로케이 측은 "엔진 계통의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으며, "오늘 밤 중으로 대체 항공편을 투입해 승객들을 수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해당 항공편의 정비 이력과 정확한 결함 원인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