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구호선단 선박을 타고 가자지구로 향하던 중 이스라엘군에 구금됐던 한국인 활동가 김아현 씨가 나포된 지 이틀 만에 석방됐다. 외교부는 현지시간 10일 오전 김 씨가 튀르키예 이스탄불로 향하는 항공편을 통해 자진 추방 형식으로 출국했으며, 조만간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김아현 씨의 항공기 탑승과 이륙을 모두 확인했으며, 안전하고 신속한 귀국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대사관은 출국 전까지 영사를 파견해 보호 조치를 이어갔고, 귀국 시점까지 긴밀히 지원할 방침이다.
김 씨는 8일 국제 구호단체가 주도한 해상 구호선단에 승선해 가자지구로 향하던 중 이스라엘 해군에 의해 선박이 나포되면서 억류됐다. 선박에는 각국 인도주의 단체 인사와 의료진, 기자 등이 함께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측은 이들이 허가 없이 가자 해역에 접근했다고 주장한 반면, 구호단체 측은 “인도적 목적의 항해였으며 무장 행위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번 석방은 외교 채널을 통한 조율과 인도적 고려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외교부는 김 씨의 신병 안전을 최우선으로 협의했고, 이스라엘 정부가 ‘자진 추방’ 형식을 수용함으로써 사태는 비교적 조기에 마무리됐다. 다만 구금 당시 조사 과정과 대우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인 설명이 나오지 않았다.
김 씨의 귀국 후에는 구금 경위와 구호선단 참여 배경이 추가로 확인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분쟁지역 내 한국인 활동가 보호 대책을 강화하고, 향후 유사 상황에 대비한 외교적 대응 매뉴얼을 재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국제 구호 활동이 정치적·군사적 긴장 속에서도 얼마나 복잡한 외교적 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인도주의적 지원과 안보 통제의 경계가 모호한 현실에서, 정부의 예방적 정보 제공과 안전 관리 체계의 정비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