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3일로 예정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약 7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한민국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의 초기 판세를 가늠할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경기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동연 현 지사와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인천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과 국민의힘 유정복 현 시장이 각 당의 선두 주자로 나섰다. 하지만 양 지역 모두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선거 국면의 유동성이 매우 클 것임을 예고했다.
20일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인천일보 의뢰로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경기도 유권자 8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민주당 차기 경기도지사 후보 적합도에서 김동연 지사가 17.2%로 현역 프리미엄을 입증하며 선두를 차지했다. 그 뒤를 추미애 의원(12.6%), 한준호 의원(10.3%) 등이 이었으나, '지지 후보 없음'(26.2%)과 '잘 모름/무응답'(12.7%)을 합한 부동층이 38.9%에 달해 김 지사의 지지세가 아직 공고하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 후보군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이 20.9%의 지지를 얻어 12.1%에 그친 한동훈 전 대표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이는 중도 확장성을 갖춘 유 전 의원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목이지만, 국민의힘 역시 부동층이 55.2%('없음' 27.7%, '잘 모름' 17.1%, '기타' 10.4%)에 달해 후보 결정까지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같은 기간 인천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현역 정치인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적합도에서 박찬대 의원이 29.3%라는 높은 지지율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원내대표라는 높은 인지도와 지역 기반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박남춘 전 시장이 8.3%로 뒤를 이었으나 격차는 컸다. 국민의힘에서는 재선을 노리는 유정복 현 시장이 29.6%의 지지를 받아 현역의 저력을 과시했다. 윤상현 의원이 10%로 추격했지만, 유 시장이 안정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인천 역시 민주당 지지층의 부동층이 41.6%, 국민의힘 지지층의 부동층이 49.8%에 달해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선거가 7개월이나 남은 시점의 초기 민심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기와 인천 모두 현역 단체장과 중앙 정치 무대에서 활동하는 거물급 정치인들이 초반 레이스를 이끌고 있지만, 승부를 결정지을 핵심 변수는 결국 40~50%에 달하는 '마음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의 표심이 될 전망이다. 향후 각 당의 경선 과정과 후보들의 정책 비전 제시가 이들 부동층을 어떻게 움직일지에 따라 수도권 선거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기도 조사는 무선 가상번호(87.8%)와 유선 RDD(12.2%)를 혼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3.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인천 조사는 무선 가상번호(90.8%)와 유선 RDD(9.2%) ARS 방식으로 실시됐고, 응답률 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