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이사회가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천문학적인 규모의 보상안 승인을 앞두고 주주들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1조 달러(약 1,400조 원)에 달하는 보상안이 주주총회에서 통과되지 않을 경우, 머스크 CEO가 회사를 떠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시사한 것이다. 로빈 덴홀름 테슬라 이사회 의장은 현지시간 27일 주주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덴홀름 의장은 서한에서 머스크의 리더십 유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일론을 붙잡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머스크의 이탈이 단순한 인력 손실을 넘어 테슬라의 핵심 경쟁력 자체를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덴홀름 의장은 "일론의 이탈은 그의 재능을 상실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테슬라 인재 채용 및 유지의 핵심 동력이 되는 리더의 상실을 의미한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이는 머스크 개인의 역량은 물론, 그의 존재감이 회사 전체의 인재 확보 전략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을 인정한 발언이다.
이사회는 현재 테슬라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덴홀름 의장은 "테슬라는 주주 여러분에게 계속해서 탁월한 가치를 창출할 잠재력을 지닌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고 현 상황을 규정했다. 이러한 인식은 이번 보상안이 단순한 금전적 보상을 넘어, 회사의 미래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사안임을 부각시킨다.
특히 이사회는 머스크가 주도하는 사업 영역의 확장을 보상안 승인의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덴홀름 의장은 "일론의 독보적인 비전과 리더십을 통해 테슬라는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산업의 선도기업에서 인공지능(AI), 로봇공학과 관련 서비스 분야의 선도기업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머스크가 없는 테슬라는 이러한 미래 비전, 즉 AI와 로보틱스 분야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논리를 편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사회는 이번 보상안이 머스크의 집중력을 테슬라에 묶어두기 위한 필수적인 장치라고 호소했다. 덴홀름 의장은 "우리는 이 보상금이 일론이 테슬라에 남아 그의 독보적인 리더십 능력을 테슬라 주주들을 위한 추가적인 주주 가치 창출과 테슬라 인재 유치·유지에 집중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천문학적인 액수의 보상안을 두고 테슬라 이사회가 사실상 "CEO 리스크"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주주들의 찬성을 압박하고 나선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