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3주기인 29일, 정부와 유가족이 함께하는 첫 공식 추모행사가 거행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영상 추모사를 통해 공식적인 사과와 진실 규명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에서 상영된 영상 메시지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참사 유가족과 국민께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검은 양복 차림으로 나선 이 대통령은 3년 전 참사를 "서울 한복판 이태원 골목에서 159명의 소중한 생명이 너무나 허망하게 우리 곁을 떠난" 사건으로 규정하며 당시 국가의 대응 실패를 강하게 지적했다. 그는 "그날, 국가는 없었다"고 단언하며 "지켜야 했던 생명을 지키지 못했고, 막을 수 있던 희생을 막지 못했다"고 통감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사전 대비도, 사후 대응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었다"며 총체적인 시스템 부재와 책임의 공백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이러한 과거의 과오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미흡했던 대응, 무책임한 회피, 충분치 않았던 사과와 위로까지 모든 것을 되돌아보고 하나하나 바로 잡아가겠다"고 표명했다.
이어 "다시는 국가의 방임과 부재로 인해 억울한 희생이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며 안전한 사회 시스템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을 강조했다.
특히 유가족을 향해서는 국가의 책무를 거듭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가 또다시 등 돌리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진실을 끝까지 밝히고 국민의 생명이 존중받는 나라, 모두가 안전한 나라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3주기 기억식은 참사 발생 이후 처음으로 정부가 유가족과 함께 준비하고 진행한 공식 추모 행사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 대통령은 추모사를 마치면서 "다시 한번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며 "잊지 않겠다. 기억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재차 허리를 숙여 조의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