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의 자택에서 발견된 명품 클러치백이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의 배우자가 선물한 물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해당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회적 예의 차원의 선물일 뿐 청탁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8일 김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당선된 뒤, 제 아내가 김건희 여사에게 클러치백 1개를 선물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전달한 것으로, 덕담 차원의 간단한 인사말을 기재한 메모를 동봉했다”고 설명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최근 김건희 여사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해당 명품 클러치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선물이 김 의원의 당 대표 당선 과정과 연관돼 ‘청탁성’ 성격을 띠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이미 여당 대표로 당선된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청탁할 이유도, 내용도 없었다”며 “배우자 간의 단순한 인사였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특검이 사실관계에 대한 정치적 왜곡 없이 진실만을 다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안이 지난해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윤심(尹心)’ 논란과 맞물려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김 의원은 당초 나경원, 안철수, 유승민 등 경쟁 후보들에 밀려 4위권에 머물렀지만, 당대표 선출 방식이 ‘당원 100% 투표제’로 변경되면서 친윤계 지지 기반을 확보했다.
특히 유승민 전 의원의 불출마와 나경원 전 의원의 사퇴 이후, 김 의원이 사실상 ‘친윤 단일 후보’로 부상했다. 이후 장제원 전 의원이 합류한 ‘김·장 연대’가 형성되면서 ‘윤심이 김기현에게 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결국 김 의원은 윤심 논란 속에서 당대표에 선출됐으며, 이번 클러치 선물 사건이 다시 불거지자 여권 내부에서도 “정무적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편 민중기 특검팀은 김건희 여사 자택 압수물에 대한 분석을 이어가며, 김 의원 부부의 진술과 당시 선물 전달 경위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향후 청탁금지법 또는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법리 검토도 병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