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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봉쇄 현실화에 산업계 "공급 불가항력" 선언 속출

주민지 기자 | 입력 26-03-10 09:26



중동 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국내 산업계 전반에 원자재 수급 비상이 걸렸다. 석유화학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입길이 막히자 국내 최대 단일 에틸렌 생산 거점인 여천NCC가 처음으로 고객사에 제품 공급이 불가능함을 알리는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여천NCC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달 인도 예정이던 나프타 도착이 지연됨에 따라 생산 시설을 최소 용량으로 가동하고 있다. 나프타 수입량의 절반 이상이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어 재고가 소진되는 2주 뒤부터는 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의 가동 중단(셧다운) 위기가 연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기름값에 민감한 항공업계의 타격은 더 직접적이다. 국제 항공유 가격이 최근 2.5배 폭등하면서 전체 영업비용의 30%를 유류비로 지출하는 대한항공 등 대형 항공사들의 수조 원대 추가 비용 부담이 불가피해졌다. 유류할증료 인상에 따른 여객 수요 위축까지 겹치면서 실적 악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물류망 역시 마비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대한 보험료와 전쟁 할증료가 붙으면서 중동 지역 해상 운임은 최근 72% 급등했다. 일부 화물선은 페르시아만 내에 발이 묶여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중동 수출 비중이 높은 업계는 납기 지연과 운송비 폭등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반도체 산업도 중동발 소재 쇼크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웨이퍼 냉각에 필수적인 헬륨의 65%는 카타르에서, 식각 공정에 쓰이는 브롬의 98%는 이스라엘에서 들여오고 있다. 전쟁 당사국과 인접국으로부터의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인 만큼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핵심 주력 산업인 반도체 생산 라인마저 멈춰 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내수 시장에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산업용 전기요금 추가 인상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2년 이후 이미 7차례 인상된 전기요금은 기업들의 제조 원가 부담을 한계치까지 밀어붙인 상태다. 원자재값 상승이 제품 가격에 전이되고 다시 공공요금 인상을 부르는 인플레이션의 악순환이 현실로 다가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고 수준의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비축유 방출과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 중이나, 중동 현지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공급망 붕괴와 물가 상승이 결합된 복합 위기가 한국 경제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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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IEA 결정 따라 비축유 2,246만 배럴 방출"…역대 최대 규모 공조
여천NCC "나프타 조달 불능" 중동발 원료난에 공급 불가항력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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