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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살해 후 시신 유기한 2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 선고

김태수 기자 | 입력 26-05-13 18:35



수원지법 안산지원 제1형사부(정경희 부장판사)는 13일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2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하며 사회로부터의 영구적인 격리 조치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날 오전 열린 선고 공판에서 A씨의 강도살인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증거와 정황을 종합할 때 피고인이 피해자의 경제적 상황을 파악한 뒤 계획적으로 범행에 나섰다는 점이 인정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이 피해자 계좌에 수천만 원의 잔액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시점과 범행 결심 시점이 일치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 경기 안산시의 한 주택가 골목에 주차된 차량 내부에서 연인 관계였던 20대 여성 B씨를 살해했다. 범행 직후 A씨는 B씨의 시신을 차량에 싣고 이동해 포천시 소재 고속도로 인근 현장에 유기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시신 유기 과정에서 타인의 눈을 피하기 위해 치밀하게 동선을 계획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 과정에서 주목받은 핵심 쟁점은 범행의 동기와 목적이었다. 검찰은 A씨가 금전 취득을 목적으로 B씨를 살해했다고 주장했으며 재판부 역시 이를 받아들였다. A씨는 B씨를 살해한 직후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조작해 본인의 계좌로 수천만 원을 이체하려 시도했다. 비록 이체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실제 금전적 이득을 취하지는 못했으나 뒤이어 카드 대출까지 실행하려 했던 사실이 수사 결과 확인됐다.
재판부는 선고 이유를 설명하며 피고인의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으로 인해 실제로 얻은 금전적 이득이 결과적으로는 없다는 점을 변호인 측이 강조했으나, 이는 양형 완화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인간의 생명을 경제적 가치와 맞바꾸려 한 시도 자체만으로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선고가 내려지는 동안 A씨는 고개를 숙인 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법정을 메운 유족들은 선고 결과가 나오자 흐느끼며 고통을 호소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결심 공판에서 사안의 중대성과 유족들의 처벌 의사를 고려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이번 판결은 계획적 강력 범죄에 대해 금전적 이득의 실현 여부와 관계없이 무거운 책임을 물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재판부가 영구 격리 필요성을 명시함에 따라 향후 상소 여부에 따른 법리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A씨 측이 재판부의 사실 오인이나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할 경우 사건은 서울고등법원에서 다시 다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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