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국내 일각에서 이어지고 있는 소싸움을 전면 금지하는 결의안을 발의하고,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박 의원은 오늘(12일) 국회에서 동물권 단체 연합인 '소싸움 폐지 전국행동'과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박 의원은 소싸움이 "반복적인 훈련과 강제적인 충돌로 소에게 극심한 통증과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경기 후 소가 다쳐도 방치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폭력적 행위가 여전히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하며, "전통과 오락을 이유로 동물의 고통을 허용하는 나라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도 국제 기준과 윤리적 상식에 맞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소싸움이 정부 재정 지출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상설 소싸움 경기장을 운영하는 경북 청도군의 경우 지난해 기준 약 66억 원의 영업 손실을 지방재정으로 충당했으며, 일부 지방자치단체 역시 매년 수십억 원의 세금을 대회 운영과 시설 유지에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현행 동물보호법 제10조 2항이 소싸움 등 민속경기의 경우를 동물학대 예외로 인정하는 조항에 대해서도 "헌법이 지향하는 생명 존중 가치와 상충하는 시대착오적 법령"이라고 지적하며 개정 의지를 밝혔다.
박 의원이 발의할 결의안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소싸움을 동물학대 예외로 인정하는 동물보호법 조항 개정, 지방자치단체의 소싸움 육성 조례 폐지 및 관련 재정지원 전면 중단, 소싸움 예산을 동물복지와 비폭력적 지역문화 대안 사업에 투입, 방치된 싸움소들의 구조, 치료, 재활, 보호체계 마련 및 지원 강화 촉구 등이다.
회견에 함께한 시민단체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동물자유연대는 청도 소싸움에 매년 수십억 원의 시민 혈세가 쏟아붓고 있음에도, 대회에서는 불법 도박으로 추정되는 모습이 쉽게 확인된다고 주장하며 "정녕 소싸움은 전통으로 유지할 가치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악습은 과감히 끊어내고 미래를 향한 길로 나아가야 한다"며 동물보호법 예외 조항 삭제와 예산 지원 중단을 요청했다. 동물해방물결은 소싸움 사업에 막대한 예산(960억 원)이 투입되었으나 수익이 미미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소싸움이 '소 힘겨루기'로 명칭을 바꾸거나 뿔을 깎는 등의 방식으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또한, 소싸움이 인류 보편 가치를 이유로 이미 국가유산청에서 무형문화재 지정 조사가 중단된 사실을 언급하며, 국회와 지역구 의원들에게 현실을 직시하고 결단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