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올해 마지막 A매치인 가나와의 친선경기가 흥행 참사 위기에 놓였다. 1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를 앞두고 대규모 취소표가 발생하면서, 잔여 티켓이 급증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대한축구협회 발표에 따르면, 킥오프 3시간 전 기준 잔여 티켓은 약 3만 8천 장에 달한다. 이는 이날 자정 기준 잔여 티켓(약 2만 8천 장)보다 하루 만에 1만 장이 늘어난 수치로, 취소표가 대거 발생했음을 시사한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총수용 인원(6만 6천 석)을 고려할 때, 현재까지 판매된 티켓은 2만 8천여 장 수준으로 예매율은 약 42%에 불과하다.
이러한 예매 추세에 큰 변화가 없다면, 이날 경기의 최종 관중 수는 2만 명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14일 파라과이전에서도 역대 최소 관중 기록(2만 2,206명)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바 있어, 가나전 역시 2경기 연속 2만 명대 관중을 기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로써 대표팀은 지난 3월 요르단전 이후 A매치 8경기 연속 매진 실패가 사실상 확정되었다.
취소표 급증과 저조한 흥행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킥오프 시점의 기온은 1도, 체감온도는 영하 4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갑작스러운 맹추위가 경기를 직전에 포기하는 취소표 급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단순히 추위를 넘어,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제기된 논란과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혼선이 겹치면서 팬들의 신뢰가 근본적으로 흔들린 것이 흥행 하락세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홍명보호의 흥행 하락세는 지난해 9월 데뷔전이었던 팔레스타인전부터 이미 시작된 것으로 평가되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향한 비판과 야유 역시 꾸준히 이어지면서 팬심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황이다.
일부 팬들은 감독 및 협회장 교체를 요구하고 있으나, 현시점에서 인적 쇄신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결국 홍명보호가 식어버린 팬심을 달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가나와의 올해 마지막 A매치에서 설득력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뿐이다. 대표팀은 이번 경기를 통해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팬들에게 희망을 선사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