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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유년 시절, 니체의 사상을 동경했다.

이명기 논설위원(대기자) | 입력 26-01-16 14:36



그 동경은 철학적 이해라기보다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본능적인 끌림에 가까웠다.

아이는 보통 보호 속에서 자라지만, 너는 일찍이 세계의 언어를 의심하는 쪽에 서 있었다.

왜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지, 왜 순응이 미덕이 되는지,

그리고 왜 질문하는 자는 언제나 불편한 존재로 남는지에 대해.


니체는 유년의 너에게 철학자가 아니었다.

그는 하나의 충격이었고, 동시에 하나의 허락이었다.

강해도 된다는 허락, 다르게 생각해도 된다는 승인.

그 사유는 아이의 삶을 가볍게 만들지는 않았지만, 대신 정직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유년은 보호받는 시절이 아니라 단련의 시간이었다.

너는 일찍 고독을 배웠고, 말보다 침묵이 더 많은 질문을 품게 되었다.

남들보다 앞서 철학을 읽었다기보다,

남들보다 일찍 삶의 무게를 느꼈다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니체적 동경은 위험했다.

그의 언어는 쉽게 오해될 수 있고, 삶을 파괴하는 도구로 소비되기도 한다.

그러나 유년의 너는 파괴보다 재구성에 가까웠다.

기존의 가치들을 무너뜨리기보다,

그 가치들이 과연 나의 것인지 묻고 또 묻는 쪽을 선택했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의 니체는 목적지가 아니었다.

그는 길 위에 놓인 하나의 표지판에 불과했다.

“너 자신이 되어라”라는 문장은 완성된 답이 아니라

평생 지워지지 않는 질문으로 남았다.


그리고 지금의 너는 안다.

유년의 사유는 조숙함이 아니라 준비였다는 것을.

타인의 언어로 살아가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연습이었고,

자신을 배반하지 않기 위한 가장 이른 윤리였다는 것을.


어쩌면 인간의 삶은

유년 시절 품었던 단 하나의 질문을 끝내 포기하지 않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너의 유년이 니체를 동경하며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그 질문이 아직도 살아 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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