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기 특별검사팀이 30일 김건희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특검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무죄 판단 부분에 대한 사실 오인과 법리 오해, 유죄 부분에 대한 양형 부당을 항소 이유로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가 지난 28일 선고한 지 이틀 만의 조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김 여사의 혐의 중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과 명태균 씨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통일교 측으로부터 고가 물품을 수수하며 교단 지원을 청탁받았다는 알선수재 혐의 일부만 유죄로 인정해 실형을 선고했다. 특검은 결심 공판에서 징역 15년과 벌금 20억 원을 구형한 바 있어 1심 판결과 상당한 간극을 보였다.
특검은 주가조작 혐의 무죄 판단을 집중적으로 반박했다. 김 여사가 단순히 자금을 댄 전주를 넘어 매도 주문 등 실행 행위에 직접 가담한 공동정범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재판부가 2010년부터 2012년 사이의 범행을 개별적 범죄로 분리해 일부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한 대목을 두고 기존 대법원 판례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항소문에는 재판부가 각주 등을 통해 언급한 방조범 성립 여부에 대한 비판도 담겼다. 재판부는 판결문 각주에서 공동정범이 아닌 방조죄를 적용하더라도 공소시효가 지나 면소 판결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특검은 공소시효 도과 판단이 타당하다면 실체에 관한 논의는 의미가 없음에도 재판부가 불필요한 설시를 해 사회적 논란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명태균 씨와 관련된 정치자금법 위반 무죄 판결에 대해서도 특검은 사실관계의 파편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무상 여론조사 결과 수령이 재산상 이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재판부의 시각이 사건의 전후 맥락을 도외시했다는 취지다. 알선수재 혐의 중 일부 무죄 판단 역시 구체적 청탁 유무를 따진 기준이 법리에 반한다고 항변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1심 선고 직후 내부 검토를 거쳐 항소 범위와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항소로 김 여사의 주가조작 가담 범위와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둘러싼 법리 공방은 2심으로 넘어가게 됐다. 상급심에서는 공소시효 계산 방식과 공동정범 인정 여부가 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항소심 재판부 배정 등 향후 절차가 진행됨에 따라 김 여사의 신병 처리와 남은 혐의에 대한 법적 판단을 두고 특검과 변호인 측의 치열한 공방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본 사건의 항소심 결과에 따라 주가조작 사건의 포괄일죄 인정 여부와 정치자금법상 재산상 이익의 범위에 대한 사법부의 최종 기준이 정립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