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군인징계위원회는 12·3 내란 당시 국회에 병력을 투입했던 김현태 전 707특수임무단장과 이상현 전 1공수여단장에 대해 최고 수위 징계인 파면을 결정했다. 이들은 징계 과정에서 "상관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징계위는 위법한 명령에 가담한 행위는 군의 특수성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실이 확보한 징계 심의 자료에 따르면, 김 전 단장은 지난달 23일 징계위에 출석해 당시 상황을 "부대원들이 오히려 폭력을 당한 상황"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국회 출동 당시 현장에서 폭동을 유도하는 언행을 겪었으며, 국회 정문을 내부에서 봉쇄하기 위해 진입했을 뿐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는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특히 그는 "장관이 출동을 지시하는데 어떻게 거부하느냐"며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단장은 징계 근거가 된 공소장에 대해서도 "가짜뉴스와 조작된 내용에 기반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으로부터 인원 제한 지시를 받고도 현장 상황을 고려해 대응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증거로 채택되지 않은 자료로 징계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리를 펼쳤다.
하지만 징계위는 김 전 단장이 197명의 병력에게 국회 침입과 점거를 명령한 행위 자체가 법령준수의무와 성실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징계위는 판결 근거로 전두환·노태우 군사반란 사건의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위법한 명령에 대한 복종은 위법성이 사라지지 않으며, 오직 '거역할 수 없는 강요된 상태'에서만 책임이 면제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1공수여단 병력 403명을 이끌고 국회 표결 저지를 시도한 이상현 전 여단장 역시 비슷한 취지의 소명서를 제출했다. 이 전 여단장은 "긴박한 상황에서 상관의 명령이 적법하다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며 군인으로서의 임무 수행 구조를 강조했다. 또한 국회의 물적·인적 피해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들어 징계의 부당함을 주장했으나 징계위의 판단을 뒤집지는 못했다.
징계위는 두 지휘관이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의 기능을 무력화하려 한 행위의 엄중함을 고려할 때 파면 처분이 불가피하다고 보았다. 군 조직의 특수성을 내세워 위법한 명령을 수행한 것에 면죄부를 줄 경우 향후 유사한 헌정 파괴 행위를 막을 수 없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인해 내란 가담 지휘관들에 대한 군 내부의 행정적 단죄는 일단락되는 모양새지만, 당사자들이 징계 결과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군 지휘체계 내에서 '적법한 명령'의 한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를 둘러싼 법적 논쟁은 향후 재판 과정에서도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