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청이 재학 중인 학교와 공공장소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허위 협박 글을 수차례 게시한 10대 고교생을 상대로 7000만 원대의 대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다. 이는 지난해 공중협박죄 신설 이후 허위 신고와 관련해 제기된 민사 소송액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인천청은 공중협박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교생 A군(18)을 상대로 7544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내부 손해배상심의위원회를 열어 소송 가액을 확정했으며, 최근 경찰청 본청의 최종 승인 절차를 마쳤다.
이번 소송액 산정에는 A군의 범행으로 낭비된 행정력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경찰은 현장에 투입된 경찰관 379명의 112 출동 수당과 시간 외 수당을 비롯해 동원 차량 유류비와 소모품비 등을 합산했다. 당시 현장에는 경찰 외에도 소방 인력 232명과 군 관계자 등 총 633명이 동원됐으며, 수색 및 안전 조치에 소요된 시간만 63시간 51분에 달했다.
A군은 지난해 10월 자신이 다니는 인천 서구 대인고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글을 119 안전신고센터에 7차례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군은 경기 광주와 충남 아산의 중·고등학교, 주요 철도역 등 전국 각지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 글을 총 13차례에 걸쳐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과정에서 타인의 명의를 도용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5일 인천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A군 측은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A군의 변호인은 "일부 단독 범행 외에는 공범의 행위에 가담한 것이며, 구체적인 지시나 도움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수법을 공유했을 뿐 모든 범행을 주도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구치소에 수감 중인 A군은 법정에서 "두 달 넘게 수감 생활을 하며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사회로 나간다면 공무원들에게 사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허위 신고로 인한 공권력 낭비와 사회적 불안 조성을 근절하기 위해 무관용 원칙에 따른 민사상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는 방침이다.
현행법상 허위 사실로 공권력을 동원하게 할 경우 형사 처벌과 별개로 실제 발생한 비용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번 소송은 장난삼아 올린 협박 글이 개인의 일생을 흔들 정도의 막대한 경제적 책임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향후 공범 존재 여부와 구체적인 가담 정도를 따져 형사 처벌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며, 경찰의 손해배상 청구 역시 형사 재판 결과와 맞물려 본격적인 법정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