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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랠리" 코스피 5500 돌파…정부 "부실 코스닥 기업 220곳 퇴출"

정한영 기자 | 입력 26-02-13 09:17



설 연휴를 앞둔 국내 증시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코스피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5500선을 돌파하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 반면, 정부는 시장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부실 코스닥 기업에 대한 고강도 퇴출 방안을 발표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12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7.78포인트(3.13%) 급등한 5522.27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27일 5000선을 돌파한 지 보름여 만에 다시 한번 앞자리를 바꾸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지수 상승의 일등 공신은 반도체 대장주들이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 양산 출하 소식을 알리며 외국인의 매수세가 집중됐고, SK하이닉스 역시 사상 최고가인 88만 8,000원에 도달하며 힘을 보탰다.

시장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폭증에 따른 실적 개선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메모리 공급 부족을 뒷받침하는 지표들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투자 심리가 반도체로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과 높은 변동성은 향후 시장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증시 전반에 훈풍이 부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코스닥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좀비 기업' 솎아내기에 착수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시가총액이 낮은 부실기업의 퇴출 요건을 대폭 강화하는 상장폐지 제도 개편안을 공개했다. 코스닥 시장의 신뢰도를 높여 투자 자금이 우량주로 유입되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개편안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코스닥 상장사가 45거래일 연속 주가 1,000원을 밑도는 이른바 '동전주' 상태를 유지하거나, 시가총액이 200억 원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즉시 퇴출 절차를 밟게 된다. 금융당국은 이번 기준을 적용할 경우 올해에만 최대 220개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서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상장폐지 건수의 약 6배에 달하는 규모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주가가 낮고 시가총액이 적은 한계기업들은 주가 조작이나 불공정 거래의 타깃이 되기 쉽다"며 "강력한 퇴출 기준을 통해 시장의 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로 코스닥 지수는 일시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부실 기업 정리로 인한 시장 체질 개선이 기대된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코스피의 상승세와 코스닥의 대대적인 정화 작업이 맞물리면서 국내 자본시장의 지형 변화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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