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가 최근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상임고문직 사퇴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면서 정치권과 시민사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노 씨가 유 전 이사장에 대해 "우리 사회의 귀중한 지식인"이라고 평가하며 공개적으로 존중의 뜻을 나타내자, 이를 둘러싼 논쟁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노건호 씨는 15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정치적 노선이나 개인적 호불호를 떠나 유시민 전 이사장은 존중받고 높게 평가받아야 할 지식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인 교류는 거의 없었지만 2002년 대선 경선 과정과 개혁당 활동, 그리고 2009년 봉하마을을 찾았던 모습은 여전히 기억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노 씨의 발언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곽상언 의원이 노무현재단 운영과 관련해 비판적 견해를 밝힌 이후 나온 것이다. 곽 의원은 재단이 설립 취지와 달리 특정 인물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문제를 제기하며 유 전 이사장의 영향력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정치권과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곽 의원의 문제 제기가 적절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노무현재단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치와 철학을 계승하기 위해 설립된 공익재단으로, 그동안 유 전 이사장은 이사장과 상임고문 등을 맡아 재단의 성장과 운영에 상당한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유 전 이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봉하마을과 재단 활동에 꾸준히 참여하며 시민 교육, 민주주의 가치 확산, 기록 보존 사업 등에 힘써 왔다. 정치적 입장에 대한 찬반과 별개로 재단 발전 과정에서 기여한 공로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일부에서는 곽 의원의 발언이 결과적으로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오랜 기간 활동해 온 인물들에 대한 불필요한 갈등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이자 대표적인 지지 인사로 평가받는 유 전 이사장을 공개적으로 겨냥한 비판이 자칫 재단 내부와 지지층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재단 운영에 대한 건전한 비판은 가능하지만 특정 개인에 대한 책임론으로 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노무현재단은 특정 정치세력의 이해관계를 위한 조직이 아니라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공공적 공간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곽 의원 측에서는 재단의 독립성과 다양성 확보를 위한 문제 제기였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노건호 씨의 입장문이 공개된 이후에는 유 전 이사장에 대한 공로와 역할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욱 힘을 얻는 분위기다.
유 전 이사장 역시 논란이 확산되자 노무현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상임고문 해촉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재단을 둘러싼 갈등이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스스로 한발 물러서는 선택을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인사 문제로 보기보다 노무현 정신의 계승 방식과 재단의 미래 역할을 둘러싼 논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노건호 씨의 발언이 보여주듯, 유 전 이사장 개인에 대한 정치적 평가와 별개로 그가 한국 사회와 민주주의 발전, 시민교육, 공론장 형성에 기여한 역할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직계 가족인 노건호 씨가 직접 나서 유 전 이사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최근 제기된 비판이 반드시 노무현 정신을 대표하는 의견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하는 동시에, 보다 성숙한 논의와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란이 향후 민주당 내 계파 관계와 노무현재단 운영 방향, 친노·친문 진영의 향후 역할 논의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