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간부가 국민의힘 보좌진에게 물리력을 행사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경찰이 자체 진상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둘러싸고 국민의힘은 관련 간부의 즉각 경질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경찰 내부에서는 당시 현장 상황 전반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연합뉴스 보도와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전날 국민의힘 의원들의 서울청 항의 방문 과정에서 발생한 충돌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 영상과 목격자 진술 등을 확보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논란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서울경찰청을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의원들은 최근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이 개표소 봉쇄 시위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경고하며 사용한 "패가망신"이라는 표현이 시민들을 위축시키고 겁박하는 발언이었다고 주장하며 항의 방문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의원들과 경찰 간부 및 경비 인력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고, 서울청 이관형 경비부장이 휴대전화로 촬영하던 인물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국민의힘은 해당 행동이 과도한 공권력 행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시민과 국회 보좌진을 상대로 한 물리력 행사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박 청장과 이 부장의 즉각적인 경질을 촉구했다.
반면 경찰 측은 당시 상황이 영상 일부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현장이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확보한 영상과 복수의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이 부장의 행동에 앞서 현장에서 한 젊은 경찰 직원이 국회의원과의 신체 접촉 과정에서 멱살을 잡히고 팔과 가슴 부위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직원은 현재 병가를 내고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부장은 당시 휴대전화 촬영자가 국회 보좌진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으며, 현장 질서 유지 과정에서 발생한 상황이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건을 둘러싼 책임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경찰이 야당 의원들의 정당한 항의 활동을 과도하게 제지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찰 내부에서는 국회의원과 보좌진, 경찰 모두 공공기관 내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현재 공개된 영상만으로는 폭행 여부나 공무집행방해 성립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당시 충돌의 원인과 선후 관계, 물리력 행사의 정도, 정당한 직무 수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사건은 형사 고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은 오는 18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이관형 경비부장을 독직폭행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현장 충돌을 넘어 공권력 행사 범위와 정치권의 항의 방문 방식, 그리고 공공기관 내 질서 유지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쟁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경찰의 자체 조사와 향후 수사 과정에서 당시 상황이 보다 구체적으로 밝혀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치적 해석보다 객관적 사실관계 규명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 알 권리와 공권력의 적정한 행사, 그리고 정치권의 책임 있는 행동이 균형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