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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순찰’ 2주 뒤에야 첫발… 경찰, 남양주 스토킹 살인 부실 대응 시인

김태수 기자 | 입력 26-03-23 18:37



경찰이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에게 약속했던 '맞춤형 순찰'이 실제로는 신고 2주가 지나서야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상담 직후 보호 조치를 시행했다는 경찰의 해명과 달리, 핵심 안전망이 제때 작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부실 대응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3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달 4일부터 범행 전날인 13일까지 총 49회 순찰을 실시했다. 하지만 피해자가 구리경찰서를 방문해 상담하고 스마트워치를 지급받은 날은 1월 22일이었다. 경찰은 상담 당일부터 맞춤형 순찰을 시행했다고 밝혔으나, 실제 첫 순찰은 약 2주 뒤인 2월 4일에야 이뤄졌다.

피해자가 간절히 요청했던 '하루 2회' 순찰 원칙도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피해자는 자신의 출퇴근 시간에 맞춰 집중 순찰을 부탁했지만, 전체 순찰 기간 중 7일은 하루 한 번에 그쳤다. 특히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사이 일주일 동안은 아예 순찰 기록조차 없는 공백 상태였다.

가해자 김훈이 피해자 차량에 위치추적 장치를 부착했다는 추가 신고가 접수된 지난달 21일 이후에도 순찰망은 허술했다. 신변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이었음에도 경찰의 보호 조치는 오히려 느슨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북부경찰청은 현재 감찰을 통해 순찰 지연과 누락 경위를 파악 중이다.

용혜인 의원은 "가정폭력 재판이 진행 중이고 피해자가 극심한 불안을 느끼는 상황을 경찰이 인지하고도 필수 보호 조치를 즉각 제공하지 않은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감찰 과정에서의 철저한 점검을 촉구했다.

한편, 경기 남양주북부경찰서는 이날 오전 김훈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 살인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김훈은 지난 14일 오전 9시쯤 남양주시 오남읍 거리에서 스토킹하던 2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김훈은 범행 전 피해자의 직장 주변을 여러 차례 답사하고 전동 드릴과 케이블 타이 등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하는 등 계획적으로 움직였다. 범행 직후에는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났다가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의식을 잃은 채 검거됐다.

경찰은 김훈이 과거 상해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피해자에게 처벌 불원서를 요구하거나 고소 취하를 압박한 정황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일반 살인보다 형량이 무거운 보복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김훈은 현재 "관계 회복을 위해 찾아갔을 뿐이며 약물 복용으로 당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경찰의 신변보호 시스템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고 현장에서는 유기적으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 피해자가 생전 마지막까지 기댔던 공권력의 '맞춤형 순찰'이 공백기를 보이면서, 스토킹 피해자 보호 체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경찰의 감찰 결과에 따라 담당자들에 대한 징계 수위와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이나, 이미 소중한 생명을 잃은 뒤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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