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봉사 활동으로 대외적 신뢰를 쌓아온 한 단체가 500억원대 다단계 코인 투자 사기를 벌였다는 고소가 접수되어 경찰이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국회 표창과 언론 보도 등을 홍보 수단으로 삼아 노후 자금과 퇴직금을 가로챘다는 의혹이다.
6일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모 봉사단체 관계자들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전형적인 투자리딩방 기반의 다단계 금융사기(폰지 사기)로 규정하고,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사건을 일선 경찰서에서 지방청 반부패수사대로 배당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해당 단체는 그간 산불 피해 지역 구호품 전달과 장애인 시설 봉사 등 선행을 펼치며 언론에 수차례 이름을 올렸다. 특히 국회로부터 사회봉사 분야 표창을 받은 이력을 강조하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산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은 이들이 이러한 인지도를 이용해 "인공지능(AI) 산업과 연계된 코인 프로젝트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일당은 자체 제작한 전용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유도한 뒤, 하위 회원을 모집해오면 수당을 주는 다단계 방식으로 세를 불렸다. 사업 초기에는 투자금 입출금을 자유롭게 허용하며 의구심을 차단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그러나 약속했던 코인 상장 예정일이 다가오자 단체 소통방을 통해 "전산 문제로 정상적인 출금이 어렵다"고 공지한 뒤 사실상 잠적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 중에는 억대 금전 피해를 본 퇴직자와 노인들이 다수 포함됐다. 고소인 대표 A씨 등은 전체 피해 인원이 1000명을 넘어서고, 총피해 규모는 5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봉사단체라는 이름과 국회 상장까지 내세워 설마 사기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접수된 고소 내용을 바탕으로 투자금의 흐름과 조직적 공모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며 "전국 각지에서 유사한 피해 사례가 추가로 접수될 가능성이 큰 만큼, 관련 상황을 종합해 집중 수사 관서 지정 등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봉사라는 공익적 가치를 범행의 방패막이로 삼았다는 점에서 향후 수사 과정에서 죄질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