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코로나19 백신 피해보상 형평성 논란과 관련해 백신 종류별 의학적 근거에 따라 보상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특별법 시행 이후 보상 범위를 넓혔지만, 피해자 측에서는 같은 증상이 나타나도 백신 종류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구조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백신 부작용 보상 확대… 형평성 논란 여전"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백신과 이상반응의 관련성, 보상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특별법은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에 대한 보상·지원 근거를 담고 있으며, 2025년 10월 23일부터 시행됐다. 국내에서 2021년 2월 26일부터 2024년 6월 30일까지 국가가 실시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이 적용 대상이다.
쟁점은 백신 종류에 따른 보상 차이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백신이 mRNA 백신과 바이러스 벡터 백신 등 서로 다른 플랫폼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상반응도 백신별로 구분해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신 플랫폼마다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기전과 제조 과정이 달라 동일한 증상이라도 의학적 관련성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세계보건기구와 미국의학한림원 등 해외 기관도 백신 종류별로 이상반응을 나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길랭-바레 증후군의 경우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등 코로나19 바이러스 벡터 백신과는 관련성이 확인됐지만, 화이자와 모더나 등 mRNA 백신과의 학술적·통계적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설명이다.
피해자 측이 제기한 입증 부담 문제에 대해서도 질병관리청은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증상이 나타났더라도 모든 증상이 백신으로 인해 발생한 것은 아니므로, 접종 시점과 증상 발생 경과, 의무기록, 기존 질환, 다른 원인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특별법은 피해보상 청구가 있으면 질병관리청장이 120일 이내에 보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보상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특별법 시행 이후 피해보상 기준을 이전보다 넓게 적용하고 있다. 기존에 "지원" 대상으로 분류됐던 질환 13개를 "보상" 대상으로 전환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별법 시행 이전 피해보상 신청 이력이 있는 경우에도 기존 결정에 이의가 있으면 법 시행 후 1년 안에 한 차례 재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
심의 체계도 별도로 마련됐다.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위원회와 재심위원회는 각각 15명 규모로 운영된다. 의료계뿐 아니라 법조, 행정학, 약학, 소비자단체 등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해 백신 접종 후 발생한 증상의 관련성과 보상 여부를 심의한다. 질병관리청은 위원회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심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보상 문턱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 보상 신청은 10만433건이었다. 심의가 완료된 10만389건 가운데 보상 또는 지원 결정이 내려진 사례는 2만8583건으로, 비율은 28.5%에 그쳤다. 보상 범위가 확대됐더라도 개별 사건에서 백신 관련성을 인정받는 과정은 별도로 남아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