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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환자 이송 병원, 시도가 직접 정한다…지역 맞춤 체계 전국 확대 추진

박현정 기자 | 입력 26-07-16 15:42



응급환자의 중증도와 질환에 따라 이송할 병원을 지역이 미리 정하는 체계가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중증환자 병상과 전문의 확보 상황을 시·도별로 반영하고, 병원 선정에 시간이 지체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보건복지부는 16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지역별 응급환자 이송체계 수립, 중앙·광역응급의료상황실 운영 근거, 응급의료기관의 환자 수용 곤란 사유 등이 담겼다.

이번 개정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광주와 전북, 전남에서 진행한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전국으로 넓히기 위해 마련됐다. 시범지역에서는 지역 내 병원과 소방, 지방자치단체가 중증도별 이송 절차를 사전에 정하고 중증환자 병원 선정을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이 지원했다.

복지부는 시범사업 기간 중 중증응급환자의 하루 평균 사망자 수와 구급대 현장 체류시간이 줄어드는 등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구급대가 환자를 태운 채 여러 병원에 일일이 수용 여부를 문의하는 대신 지역에서 합의한 기준에 따라 병원을 선정하도록 한 결과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시·도지사는 지역의 의료자원과 병원별 진료 역량을 반영한 이송체계를 수립할 수 있다. 중증외상과 심·뇌혈관질환 등 질환별로 이송 대상 병원을 정하고 응급의료기관의 병상과 의료진, 장비 확보 상황을 함께 고려하게 된다.

환자 중증도에 따른 병원 선정 주체도 구분된다. 중증환자는 중앙·광역응급의료상황실이나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이송 병원 선정을 지원한다. 중등증환자는 구급상황관리센터가 담당하고, 경증환자는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원이 환자 상태와 지역 상황을 살펴 의료기관을 정하도록 했다.

중증환자의 이송과 병원 간 전원을 지원해 온 중앙·광역응급의료상황실은 법적 근거를 갖추게 된다. 상황실은 의료기관의 병상과 전문의 당직 현황 등을 확인해 수용 가능한 병원을 찾고, 필요한 경우 다른 지역으로의 이송과 전원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관계기관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을 상황실에 파견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한다. 소방과 지방자치단체, 응급의료기관 사이에 환자와 병원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병원 선정 시간을 단축한다는 취지다.

응급의료기관이 환자를 수용하지 못하는 정당한 사유도 구체적으로 규정한다. 시설이나 장비, 인력이 부족해 응급처치를 제공할 수 없거나 중증외상과 심·뇌혈관질환 환자에게 필요한 최종 치료 인력이 없는 경우가 해당한다.

다만 의료기관이 환자를 받지 못할 때는 중앙·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 즉시 알려야 한다. 해당 정보는 구급상황관리센터와 실시간으로 공유돼 다른 병원 선정에 활용된다. 단순히 병상이 없다는 이유만 밝힌 채 환자를 돌려보내는 관행을 줄이고 수용 곤란 사유를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응급의료기관별 기능도 다시 구분한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중증응급환자, 지역응급의료센터는 중등증환자, 지역응급의료기관은 경증환자를 중심으로 진료하도록 역할을 정리한다. 중증환자가 권역센터에서 치료받지 못하거나 경증환자가 대형 응급실에 몰리는 상황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개정안에는 “이송”과 “최종진료”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응급의료기관 평가 절차를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복지부는 평가 결과를 응급의료기관 지정과 지원, 관련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지역별 이송체계가 실제로 작동하려면 응급환자를 받을 병원과 전문의가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 병원 선정 절차를 정하더라도 수술실이나 중환자실, 당직 전문의가 부족하면 환자 이송 지연은 반복될 수 있다. 지역이 지정한 병원의 수용 능력을 어떻게 유지하고 의료기관의 참여를 끌어낼지가 제도 시행 과정의 핵심 과제로 남는다.


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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